기존과 달라진 이미지 기대…이종석, 그 ‘피 끓는 청춘’

  • 등록 2014.01.26 11: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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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했다.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인기, 출연작의 잇따른 성공, 연기력에 대한 나쁘지 않은 평가, 잘생긴 외모와 긴 팔다리.

비슷한 연령대의 남자들이 갖는 고민이 탤런트 이종석(25)에게는 없을 것 같았다. 하루하루를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보내고 있으리라 짐작했다. 이제 막 성공을 거둔 스타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나르시시즘에 이종석도 빠져있을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의외였다. 이종석은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살짝 웃으며 “생각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종석은 그가 짧은 시간에 이뤄놓은 작은 성공에서 잠시 빠져나와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는 듯했다. 현재에 대한 불안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그의 말에 끊임없이 섞여 나왔다. 자신이 걸어야 할 길에 대한 고민과 스스로에 대한 불만도 인터뷰 내내 엿보였다. 이 청춘스타는 또래 평범한 남자들이 하는 고민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리고 고민하면서도 걸어간다. 이게 바로 막 자신의 연기 인생을 열어젖힌 스물다섯 이종석이 체화한 최선의 태도다.

“제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전 분명 다른 역할을 해왔는데 사람들은 그걸 잘 알지 못하더라고요. 비슷한 연기를 한다는 평가가 많았어요. 제가 내공이 부족한 탓이겠죠. 하지만 그게 싫었습니다. 뭔가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차에 ‘피 끓는 청춘’을 하게 된 거죠. 이 작품이라면 기존의 제 이미지를 깨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종석의 말대로 그는 ‘피 끓는 청춘’에서 기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적인 외모에 세련된 매너를 갖춘 이종석은 ‘피 끓는 청춘’에 없다. 대신 능청과 익살로 무장한 찌질한 바람둥이 ‘중길’이 있을 뿐이다.

‘중길’을 맡은 것은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함은 아니었다”는 게 이종석의 생각이다. 거창한 말을 늘어놓기보다는 “도전”이라는 말로 ‘피 끓는 청춘’에 참여한 이유를 정리했다. 그 도전이라는 것은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중이 제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 그대로 저를 소모하는 일은 의미가 없어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고, 그것이 제 연기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대세’라는 말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생각이 많을 필요가 있을까.

“‘대세’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전 운이 좋았을 뿐이죠. 그리고 ‘대세’에는 뭔가 끝나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있습니다. 거품이 꺼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죠. 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했던 생각이 있어요. 바로 꾸준히 연기하는 겁니다.”

이종석이 또래 배우들 중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판단은 다르다. “지금 ‘대세’로 불리고 있지만 결국 내려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때 어떻게 배우로 살아남을지를 그는 벌써부터 염려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뭘 해야 하지’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솔직히 판단이 잘 서지 않아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겠죠.” 이종석은 “그래서 잠이 잘 안 오는가 보다”며 웃었다.

‘피 끓는 청춘’은 분명 이종석의 영화다.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그는 이번 영화를 혼자 짊어지다시피 했다.
“내가 좋은 것만 하던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저도 이제 뭔가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에 섰다고 봐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관상’에서 그랬던 것처럼 선배들에게 업혀 갈 수만은 없는 노릇이잖아요.”

“시청률이나 흥행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이종석은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에게 거는 주위의 기대감이 달라졌다. “이런 책임감을 느끼는 일 자체가 버겁습니다. 그래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합니다.” 틈날 때마다 선배들의 인터뷰를 천천히 읽는다. 그것이 “부족한 경험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종석은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회피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잘 짊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10년 뒤의 모습에 대해 물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답했다. “분명한 것은 항상 위를 보고 연기할 거라는 겁니다. 꾸준히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거죠. 한계가 오면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 더 생각해봐야겠어요.(웃음)” 이종석이 해야 할 고민 하나를 더 추가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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