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가수 퓨어킴 '마녀마쉬' 묘하고 별난 매력

  • 등록 2014.01.21 09: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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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 킴(28·김별)이 지난해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윤종신(45)에게 발탁됐다. 인디신에서 이는 곧 화제였다.

퓨어킴은 인디신에서도 자신 만의 독특함을 유지한 싱어송라이터였다. 김예림(20), 박지윤(32)같이 메인스트림에 머물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여성가수들을 프로듀싱한 윤종신과 그녀의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리라는 기대가 일었다.

퓨어킴과 윤종신의 첫 협업물로 21일 공개된 디지털 싱글 '마녀 마쉬'는 기대를 충족시킨다. 윤종신이 작곡, 퓨어킴이 작사, 밴드 '015B' 멤버 정석원(46)이 편곡했다. 퓨어킴의 몽환적이고 신비스런 분위기는 여전하나 대중적인 멜로디인 후크가 더 강해졌다. 작곡능력이 있는 싱어송라이터임에도 윤종신의 곡으로 첫선을 보인 이유는 대중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다.

'마녀'가 콘셉트다.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나쁜 마녀가 아니다. "매력이 넘쳐 마력으로 느껴지는" 무엇인가 때문에 마녀라 칭했다. 2011년 데뷔 때부터 음악과 뮤직비디오에서 농염한 매력을 뽐낸 그녀를 만나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사실을 인정했다. 뇌쇄적인 겉모습도 그렇지만 모든 걸 알고, 모든 걸 경험했을 것 같은 관조적인 태도도 한몫했다.

윤종신도 퓨어킴에게서 이 같은 매력을 느껴 자신의 기획사 미스틱89로 끌어들였다. 음악성이 있는 데다 이런 성향을 상업적으로 풀어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마녀가 돼 달라고 청했다. 퓨어킴은 그 마녀에게 '마쉬'라는 이름을 붙였다. 비극적이고 무겁게 비칠 수 있는 상황에 "마녀가 쓸 것 같은 언어의 종결어미를 삽입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2년 만의 신곡인데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위한 목적의 곡이라 긴장이 되면서도 설렌다"며 웃었다. "회사랑 계약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할 시간이 필요해 결과물 발표가 늦어졌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나오는만큼 절치부심했을 텐데 싱글이다. "인트로 또는 애피타이저 같은 거라 생각하면 돼요"라면서 "처음에는 이런 음식들도 있다고 맛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첫 술에 저를 알리기보다 저라는 사람도 있다는 걸 조심스럽게 보여드리고 싶었죠"라고 설명했다.

미국 버클리 음대 졸업 뒤 어머니가 죽는 꿈을 꾸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이츠 하드 투 비 어 도터 오브 어 우먼 후 러브드 바이 갓(It's hard to be a daughter of a woman who loved by god)' 등 4곡이 실린 EP '맘 & 섹스(2011),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를 각 트랙의 제목으로 사용하고 음절에서 모티브를 얻어 노랫말을 만든 정규 1집 '이응'은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독특함으로 주목받았다. 무엇보다 장르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혼재된 매력이 신선하다는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 윤종신 역시 '이응'을 듣고 그녀의 팬이 됐다.

무엇보다 실력이 탄탄하다. 개성이 뚜렷한 캐나다 가수 파이스트(38)의 다크 버전으로 부를 수 있을만큼 마니아성도 짙다. 윤종신과 정석원의 손길이 닿으면서 대중적인 요소가 강해졌지만 이번 콘셉트 역시 독특하고 재미있다. "(김)예림이도 그렇고 저를 인간적으로 아는 분들은 자신의 말을 술술 풀게 된다고 했어요. 윤종신 프로듀서님도 비슷한 생각을 했고요. 앨범 발표 전 제 캐릭터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부분이 자연스레 나왔고 콘셉트가 된 거죠. 마녀이긴 마녀인데 호감 마녀인 거죠. 호호호."

퓨어킴은 4차원이라는 별칭답게 엉뚱한 면도 있다. 지난해 말 엠넷의 작곡가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히트'에 출연했을 때도 독특함으로 눈길을 끌었다. "의도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독창적이고 자연스럽게 보이나봐요."

메이저 회사로 들어가면서 새로운 작업 방식을 깨닫고 있다. "음악을 최대한 길게 하는 게 꿈이에요. 그런데 혼자 하다가 이번 기회에 협업하는 재미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영감을 받고 있어요. 게다가 윤종신 프로듀서님의 스타일은 제게 모든 걸 맡겨주세요. 자유의지를 최대한 발휘하게 해주죠. 채찍보다는 당근을 주는 스타일이라서 더 적응이 잘 돼요."

윤종신은 퓨어킴에 대해 자기 음악색깔이 강하다면서도, 유연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자연스럽게 미스틱89 시스템에 들어가게 된 그녀는 "제게 단단한 울타리가 있는 넓은 목장이 생긴 거예요. 거기서 자유롭게 양처럼 방목하고 있는 거죠"라며 눈을 빛냈다.

고등학교 때 한국에서 수능을 보기 싫어 미국으로 유학간 것이 삶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의 작은 마을인 스털링에 살던, 자그마한 아시아 소녀에게 흥미를 느낀 주민들은 그녀에게 기타와 오르간 같은 악기를 가르쳐줬다. 그리고 그녀를 버클리에 추천하면서 음악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

탄탄한 음악성과 함께 퓨어킴의 매력 중 하나는 비음이 섞인 다소 농염한 창법이다. 특히 자신이 직접 노랫말을 붙여 노래를 부르는만큼 곡의 화자가 돼 감정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 윤종신도 이 점을 알고 퓨어킴이 부르는 노래의 멜로디는 다른 사람이 만들 수 있지만, 작사는 웬만하면 그녀에게 맡길 예정이다.

'마녀마쉬'로 자신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시작으로 음악을 꾸준히 길게 하고 싶다. "정점을 찍는 것보다 연착륙이 중요한 것 같아요. 메이저 회사와 작업하게 돼 너무 감사하지만, 규모가 크든 작든 길게 노래하고 싶습니다."

우선 지난 16일 방송을 시작한 미스틱89의 유튜브 채널 '미스틱 캐스트'가 대중과 접점의 시작이다. '마녀마쉬' 콘셉트에 맞춰 '마녀상담' 코너를 맡아 1주에 2번 진행한다. 네티즌의 연애와 진로 등을 상담한다.

"제게 엄마의 마음이 있거든요. 제가 대단한 조언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심성의껏 조언을 하고 싶어요. 상담을 받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를 가져갈 수 있으면 바랄 게 없죠.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에요. 혼자 즐기려면, 음악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 자신만 위로 받고 재미를 느끼려고 했으면, 음악을 나누려고도 하지 않았겠죠. 제 음악이 많은 분들의 소통의 창구가 됐으면 해요."

 

 

연예뉴스팀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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