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 중 해태랑 비슷한 것을 표현하려 했죠."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해태' 역으로 주목 받은 탤런트 손호준(30)이 '요셉 어메이징'을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한다.
그는 14일 간담회에서 "다른 작품에 들어가도 그 캐릭터가 되기보다는 제 안에 있는 것을 꺼내서 연기하려고 해요"라고 밝혔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콤비인 영국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66)와 작가 팀 라이스(80)가 처음으로 공동작업한 작품이다. 성경 속 인물 '요셉'의 이야기를 재해석했다.
손호준이 요셉을 연기한다. 지난 11일 처음 무대에 올랐다. "약간 부담을 가지고 있어요. 하던 분들은 너무 잘해서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좀 더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첫 공연에서 대사도 틀리고 만족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끝나고 반성을 많이 했다"면서 "점점 해나가면서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알렸다.
요셉은 조성모, 임시완, 정동하, 그룹 '비스트' 멤버 양요섭 등 주로 가수들이 거쳤다. "아무래도 기존에 했던 분들은 가수라 노래를 잘하죠. 제가 노래는 부족하니 좀 더 자연스런 연기로 풀어야 하지 않을까 해요"라면서 "좀 더 발랄하게 표현하는 등 연기적인 부분에 치중하고 있다"고 차별화했다.
손호준은 '응답하라 1994' 출연 전 영화 '고사'와 '바람', 연극 '굿 닥터'와 '발칙한 녀석들'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이정재, 신하균, 보아 등과 함께 영화 '빅매치'에 캐스팅되는 등 주가를 높이고 있다. CF 촬영도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라 연습시간이 빠듯하다.
"요셉 제의가 들어왔을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원래는 뮤지컬을 좋아해서 한번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죠. 욕심이 컸어요. 제가 그렇게 바빴던 사람이 아닌데 이렇게 스케줄이 많을 줄 몰랐죠. 관객들께 죄송하지만, 더 열심히 해야죠."
드라마와 영화와 다른 뮤지컬의 매력은 NG가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른다는 점이 재미라면, 재미인데 위험하기도 한 매력 같다"며 웃었다.
공연할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란다. "조금씩 나아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면서 "생방송 무대에서 약간 긴장하는 것이 있는데, 이번 기회에 그런 것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뮤지컬이라 응원보다는 걱정을 해주는 친구가 많다. "'응답하라 1994' 친구들이 첫 공연 때 온다고 했는데 말렸어요. 후반부에 접어들었을 때 관람하러 오라고 했습니다. 하하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평소에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다닌다.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간 적이 있는데 스크린이나 TV에서는 배우지만, 일상은 보통사람이거든요. 잘 꾸미는 스타일이 아니라 평범하게 차리고 갔는데, 직원이 나중에 상태 괜찮을 때 사진 한번 찍어달라고 하더라고요. 이제 조금은 꾸미고 다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데뷔한 지 약 1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지금은 예정된 작품이 많은데 10년 동안은 일이 거의 없었어요. 많은 분들이 묻더군요. 대박날 줄 알았느냐, 대박나고 싶지 않았느냐고요.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다만, 10년 전부터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어요. 목표라면, 주어진 작품은 잘 끝내고 싶어요. 본업을 잘하고 싶습니다."
밴드 'FT아일랜드'의 드러머 최민환(22)도 손호준과 함께 요셉을 연기한다. 일본에서 뮤지컬 '광화문연가' '궁'에 출연했지만 국내 무대에서는 '요셉 어메이징'이 처음이다. "요셉을 맡은 분 중에서 가장 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장 막내답게 생기발랄한 요셉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연제작사 라이브앤컴퍼니의 박영석 대표 프로듀서는 "요셉을 캐스팅할 때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눈빛인데 손호준은 막내 요셉다운 우수에 찬 눈빛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눈빛이 공존했다"면서 "최민환 역시 순수한 눈빛과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 눈빛을 동시에 봤다"고 전했다.
요셉 역에는 손호준, 최민환과 함께 록그룹 '부활' 출신 정동하, 뮤지컬배우 박영수가 쿼드러플캐스팅됐다. 이혜경, 김경선, 리사, 김장섭, 박준형, 김형묵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2월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초연했고, 10월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했다. 2월9일까지 서울 대학로 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6만~10만원. 라이브앤컴퍼니 070-4488-8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