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같이 강렬한 붉디붉은 '꽃 그림'…미셸 앙리 마지막 전시

  • 등록 2015.09.28 15: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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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치매로 요양원 생활…더이상 작업 못해

"나는 내 삶의 대부분을 꽃과 함께 보냈다. 그들의 색, 향기, 생명력. 그리고 마침내 알아내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렬한 컬러는 아름다운 꽃안에 있다는 것을…."

프랑스 구상주의 대표화가인 미셸 앙리(Michel-Henry·87)의 한국에서의 세번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난 2011년, 2013년에 이어 올해 펼치는 전시는 앙리의 67년 화업의 마지막 전시다.

2002년 앙리와의 인연으로 한국전시를 기획 주관해온 동성갤러리 장재창 대표는 "현재 앙리는 치매가 와 작업은 하지 못하고 요양원에 있다"고 말했다. 

앙리의 작품 한국 독점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정 대표는 "작가는 올 봄 병상에 눕기 직전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 열정 넘쳤던 앙리의 모습이 그립다"면서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파리에서 꽃 정물화만을 수집하고 대여해 전시를 개최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전시 후 앙리의 그림은 마니아층을 형성한 가운데 이미 파리에서는 그의 작품이 대부분 판매되어 앙리의 작업실엔 그림이 많지 않다고 한다. 

'붉디 붉은' 장미, 개양귀비꽃 등이 강렬한 생명력을 발산한다. 폭죽을 터트린 듯 환상적인 색채의 화면은 플로렌스나 파리의 도시를 배경으로 유리병에 꽂힌 꽃다발의 찰나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유년시절, 창틀에 놓인 꽃다발과 그 너머에 보이는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명을 받아 평생 그 아름다움을 전하는 일에만 전념했다.

"내 모든 그림과 꽃다발은 모두 상상 속의 것입니다. 절대 크로키를 하지 않아요. 제 눈이 메모를 합니다. 그대로 그 기억을 아무 기법없이 바로 눈으로 실행합니다."

거친듯 자유분방한 힘있는 붓터치가 압권이다. 흐드러진 붉은 꽃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미셸 앙리는 프랑스에서 '위대한 컬러리스트'로 불린다.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나온 그는 메종 데카르트, 카사 벨라스케즈, 국립 보자르 그랑프리 등 권위 있는 미술상을 휩쓸고 1982년 레지옹 도뇌르 명예훈장, 1986년 파리시 장식미술 훈장을 수상했다.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많아 홋카이도에는 1979년에 미셀앙리 개인 박물관까지 세워졌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같이 강렬한 '붉은 꽃 정물화'는 한국에서도 인기다. 지난 2011년 연 ‘참을 수 없는 화려함’ 전시는 작품이 솔드아웃돼 화제를 모았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쟁하며 색에 대한 위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미셸 앙리 작품은 만개한 꽃다발을 화폭에 저장시켜 변치 않는 사랑과 희망을 전한다. 지난 12일부터 열고 있는 이번 전시에는 꽃 정물화등 50여 점을 선보인다. 프랑스어로 ‘만개한’을 뜻하는 ‘에파뉘’(épanoui)를 타이틀로 달았다. 전시장에는 아트상품으로 제작한 앙리의 입체엽서, 가방등과 실크 스카프등도 판매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7전시실에서 10월7일까지 이어진다. 02-723-6577


정춘옥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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