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파리의 중심부에서 한국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가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이하 문체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정철·이하 진흥원)은 18일부터 2016년 1월3일까지 프랑스 국립장식미술관(이하 미술관)에서 이 미술관과 공동으로 한국 현대 공예·패션·그래픽디자인 전시 '코리아 나우(Korea Now)!: 지금, 한국!'을 연다.
1882년 설립된 프랑스 국립장식미술관은 루브르박물관의 서쪽에 위치했다. 연간 60만여 명이 방문하는 프랑스 주요 명소로 손꼽힌다. 프랑스 장식예술사를 관통하는 다양한 장식미술·디자인·패션·섬유·광고그래픽 작품이 소장됐다.
'코리아 나우' 전시에서는 한국 공예, 패션, 그래픽디자인 3개 분야의 총 151명의 작가·150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공예전은 임미선 전 클레이아크미술관장이 예술감독을 맡아 '유정'(有情·Affection)을 주제로 오늘의 전통을 만들어가는 한국 공예가들의 작품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해조의 '오색광율' 등 총 105명 작가의 890여 점의 작품이 전통(오마주 : 한국 공예원형을 보존·계승하는 중요무형문화재의 작품), 현재(공명 : 옻칠·나전·한지·유기·도자·가구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는 현대공예가의 작품), 전통과 현재의 융합(혼성 : 젊은 디자이너와 숙련된 장인 간의 협업 작품)으로 나눠 전시된다.
전시 공간은 장식미술관 중앙홀에 위치한다. 장순각 한양대 건축학과 교수가 전통 한옥을 모티브로 공간의 중첩, 차경(借景), 전통 창호의 문양과 빛의 농담(濃淡)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연출했다.
한국 패션전시는 서영희 한복진흥센터 예술감독이 담당했다. 한국의 역사와 생활문화, 철학에 본질을 둔 한국의 전통·현대 대표작품들을 '오방색(五方色)' 흐름에 따라 구성했다.
오방색은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색. 동쪽은 청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적색, 북쪽은 흑색, 가운데는 황색이다.
김영석, 이영희 등 한복디자이너와 앙드레 김, 진태옥 등 현대패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스티브제이(J)&요니피(P), 정욱준 등 차세대 디자이너 24명의 전통한복, 현대한복, 현대복식 등 270여 작품이 전시된다.
올리비에 가베 프랑스 국립장식미술관장은 "한국문화가 가진 독창성의 바탕은 한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한글과 대중문화의 수렴과 발산'을 주제로 한 전시도 선보인다. 최범 예술감독이 한글을 모티브로 한국 현대 그래픽디자인을 조명하고 한국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안상수, 박금준, 슬기와민 등 22명 작가의 포스터, 서적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17이리 미술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올리비에 가베 프랑스 국립장식미술관장의 사회로 한국 작가들이 참여하는 세미나도 열린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프랑스 국립장식미술관에서의 한국특별전은 3년에 걸쳐 추진한, 진정한 의미의 한불 협업 프로젝트"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한불 양국이 지난 130년을 넘어 더 크고 넓은 문화교류의 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 당시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고자 양국 합의에 의해 시작된 '2015-2016 상호 교류의 해' 행사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펼쳐진다. 프랑스에서는 내년 8월까지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가, 국내에서는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 내 프랑스의 해' 행사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