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녀 박한별 사랑하는 이태곤·정은우, 묘하네 '잘키운 딸하나'

  • 등록 2014.01.09 16: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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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별(30)이 남자로 살고 있다. SBS TV 일일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에서다.

박한별은 극중 엄마와 언니를 지키기 위해 여덟 살 때부터 아들로 자란 종갓집 넷째 딸 '장하나'를 연기한다. 십수 년을 남자로 살게 돼 남자의 말투와 행동이 배었다.

박한별은 9일 경기 고양 탄현동 SBS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에 짧은 머리로 등장했다. 몸의 라인이 드러나지 않는 청색 셔츠에 두꺼운 패딩을 입고 남자처럼 편안하게 의자에 앉았다. 목소리도 중저음으로 낮았다.

"처음에는 남자 연기가 어색했다. 하지만 지금은 목소리도 그렇고, 앉은 자세도 익숙해지는 것 같다. 의도적이지 않게 다리를 벌리고 앉게 되고 목소리도 낮게 나온다. 집에서도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부모가 갑자기 '남자인 줄 알았다'며 깜짝 놀란다. 머리 자른 지 오래됐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 되나 보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말투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끝을 잘라서 말해야 하는데 밤샘 촬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면 그 부분을 놓치고 여자 말투가 나온다"고 아쉬워했다. "내 모습이다 보니 마음에 안 드는 연기만 보인다. 열 명이 잘했다고 칭찬해도 한 명이 별로라고 하면 그 말만 생각나고 우울해진다. 평상시에는 단순하고 쉽게 잊어버리는데 작품에서는 그게 잘 안 된다. 100점 만점으로 볼 때 내 남자 연기는 10점도 안 되는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박한별은 '한윤찬'(이태곤)과 '설도현'(정은우)의 '사랑'을 받고 있다. 두 남자 모두 박한별이 여자인줄 모르고 있다.

이태곤(37)은 "까칠하고 거친 윤찬이 장은성(장하나·박한별)을 만나 변해간다. 슬슬 이상한 감정이 생기는 것 같다"면서 "사실 남자로 알고 있는데 잘해준다는 점을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싶었다. 잘못하면 큰일이 난다. 다행히도 박한별이 능글맞게 잘해주고 있어 남자로 느껴진다. 나라도 은성이 같은 남동생이 있으면 잘해주고 싶을 것 같다. 지금은 은성이 남자인 것에 몰입돼 편안한 상태다"고 말했다.

반면 정은우는 "도현이가 성 정체성 혼란에 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로 봐야 하는지 남자로 좋아하는 마음으로 봐야 하는지 고민이 많이 된다"는 고백이다. "겉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말해야 하는 장면이 있다. 10~15초 가만히 눈을 쳐다보면 그렇게 오글거릴 수가 없다. 마음의 소리가 내레이션으로 흘러나와야 해서 그냥 쳐다보면 안 된다. 감독이 컷 하는 순간 웃음이 터지고 있다."

박한별도 "방송으로는 편집되고 음악도 깔려서 로맨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도현이와 눈으로 얘기하는 신을 찍을 때는 막 오글거린다. 얼굴은 쳐다보지만, 발가락은 계속 꼼지락댄다. 촬영할 때는 재미있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찍은 신이라 방송이 기대된다"며 상황을 즐겼다.

남자로 알고 있는 장하나에게 두 남자의 관심이 쏠리자 윤세인(27)은 외로워졌다. 영특해서 남자 추종자들을 부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대부분 취해온 세련된 '장라희'를 연기 중이다. 이용하려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SS그룹 외아들 설도현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며 가슴앓이 중이다.

윤세인은 "솔직히 (하나에게 관심이 쏠려) 외롭고 속상하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상황"이라며 체념했다. "계산적으로 도현에게 접근했지만 정말 좋아하게 된다. 도도한 여자에게 감춰진 진심을 무기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지난해 12월2일 시작한 이 드라마는 시청률 10%를 웃돌고 있다. 8일에는 11.3%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박한별은 "대부분의 배우가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렇겠느냐. 너무 추운 곳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우리가 힘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시청률밖에 없다.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잘키운 딸 하나'는 월~금요일 오후 7시20분에 방송된다.

 

 


연예뉴스팀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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