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돈 크레머 "음악이 첫번째, 성공은 그 다음"

  • 등록 2015.09.02 13: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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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하는 기돈 크레머(68)가 젊은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와 합동공연한다. 

10월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기돈 크레머 & 앙상블 디토: 실내악 콘서트'를 펼친다. 이어 같은 달 9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기돈 크레머 & 크레메라타 발티카'에 앙상블 디토와 협연한다.

크레머는 '파가니니의 환생' 등 수많은 애칭과 찬사로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연주자다. 그렇다고 독주나 협연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내악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30년 넘게 오스트리아 전원 마을 로켄하우스에서 실내악 페스티벌을 이끌며, 꾸준히 실내악곡을 녹음해 발표했다. 그의 오케스트라인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이 모든 활동을 증명하고 있다.

크레머가 창단한 이 오케스트라는 연간 60회의 월드투어를 소화하는 세계 정상급 체임버 앙상블이다. 

1997년 기돈 크레머가 자신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해 만들었다. 고국인 라트비아를 비롯해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 연안 3국의 재능 있는 연주자가 주축이다. 

고전부터 살아있는 현대 작곡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른다. 바흐는 깊이를, 슈니트케와 패르트 그리고 글라스 등 현대음악에서는 탄력과 유연성을 증명한다. 

지난해 취히리 톤할레와 협연하며 내한했고, 올해 초 '통영국제음악제'에 다녀간 그에게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를 통해 진행한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의미에 대해 묻자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인(enthusiastic) 한국 관객에게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무대는 특별한 구성인데요, 이번 두 번의 공연에 임하는 자세는 어떻습니까? 실내악과 협주곡 형식을 연달아서 연주해야 하는데요.

"크레메라타 발티카, 그리고 앙상블 디토와 함께하는 '조인트-벤처(joint-venture)'에 기대가 크다. 내게 아주 특별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나는 젊은이들과 함께 내 음악적 경험을 공유하고, 그들이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관객에게 하모니를 들려주며, 이를 그들의 기본 목표로 여기는 것을 정말로 좋아한다. 형식, 레퍼토리가 다양한 만큼 젊은 연주자에게도, 내게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10월7일 실내악 무대의 부제는 본래 'Nov 19, 1828'이었죠. 1828년 11월19일은 슈베르트가 죽은 날로, 2부 첫 번째 곡인 존 하비슨의 피아노 사중주 곡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날 제시하신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와 슈니트케가 중심인데요. 이날 무대에서 초점을 맞추고 싶었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기본 아이디어는, 관객들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슈베르트와 슈니트케의 음악을 '대면'하게 하는 것입니다. 존 하비슨의 피아노 사중주는 그들 사이에 '다리를 건설하는 것'(build a bridge)이죠. 하비슨의 곡은 슈베르트를 추억하기보다는, 슈베르트와 현재 우리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앙상블 디토가 함께하는데 이들에 대한 평소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들이 이번 무대에 함께 해서 얻는 시너지는 무엇인가요?

"2012년 한국 공연 후,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나에게 이 공동구성이 제안됐어요. 디토는 젊은 연주자들이고, 우리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공동작업에 대해 아주 흥미롭게 생각하기에 마다할 이유가 없죠."

-10월9일 무대는 모두 협주곡인데 당신과 디토가 협연자로 나서요. 첫 곡 슈니트케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하이든 풍의 Moz-Art'에서는 기돈 크레머와 스테판 피 재키브가 함께 연주하고, 임동혁은 하이든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이죠. 이어지는 슈니트케의 '셋을 위한 협주곡'은 크레머(바이올린), 유리 바쉬메트(비올라),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첼로) 등 각 분야 거장에게 헌정된 곡인데 이번 연주에서는 당신과 리처드 용재 오닐, 마이클 니콜라스가 협연하죠. 이날 프로그램 구성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이며 협연자들에 대한 기대는 무엇입니까?

"디토와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은 현대 작곡가인 슈니트케를 고전 시대의 작곡가인 모차르트와 하이든과 같이 대하는 것이에요. 다른 스타일, 다른 세대를 '연결'하는 음악이 목표입니다. 세대 사이에 어떤 '대화'(dialogue)를 만드는 것이죠."

-이 시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수식은 마음에 드십니까? 아니면 듣고 싶은 수식이 있나요?

"음악이 누군가의 야망이 돼서는 안 돼요. 항상 말하는데, 성공은 좋은 것이지만, 첫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여야 합니다."

-예전과 지금, 당신의 바이올린 음색이 많이 달라졌습니까?

"저는 제 자신의 변화를 찾는데 시간을 쓰지 않아요. 그 일은 다른 사람들이 할 것이죠. 만약 제 인생이나 음악의 길에 비밀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이미 강조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소통의 가치, 새로운 것, 나 자신도 놀라게 하는 것 등등."

-요즘 가장 많이 듣는 곡은 무엇이며 그것이 당신을 어떻게 변화시켰습니까?

"그 동안 매우 많은 고전·동시대 작곡가의 곡을 연주해 왔어요. 그 중에서도 특히 귀야 칸첼리, 빅토르 키시네, 소피아 구바이둘라나, 필립 글래스, 레오니드 레오니드 데샤트니코브와의 협업에 감사해요. 또, 미치슬라프 바인베르그의 발견은 제 음악인생에 아주 특별한 역할을 했죠. 최근 크레메라타 발티카와의 지난 음반이 바로 그 파트너십의 기록물이에요. 놀라지 마세요. 바인베르그의 음악과 함께한 두 음반은 그래미 상을 수상했죠."

-한국 청중들이 이번 두 개의 공연에서 무엇을 얻어갔으면 좋겠습니까?

"저는 지적인 지식을 말하고 싶지는 않죠. 그보다는…기쁨(흥분)이죠! 감성으로 충만한 음악에는 시간적 장벽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바이올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당신 같은 거장도 연주할수록 알아가는 새로운 매력이 있나요?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가치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앙상블 디토가 상반기 진행하는 디토 페스티벌에 이어 10월 여는 가을 시즌 페스티벌 '디토 옥토버페스트'의 하나다. '클래식에 취하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크레머의 무대에 앞서 중국 상하이와 서울을 아우르는 '디토 히츠(DITTO HITS)'를 선보인다. 3만~15만원. 크레디아 클럽발코니. 1577-5266 


정춘옥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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