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없을 때 제일 힘들어요. 뭔가 도태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우울하기도 해요. 죽어있는 느낌이랄까요. 현장에 가야 내가 살아있는 걸 느껴요. 감독님한테 혼나더라도 현장이 좋아요.”
MBC TV 드라마 ‘메디컬 탑팀’의 시청률은 부진했다. ‘MBC 의학드라마 불패’ 공식은 ‘메디컬 탑팀’으로 끝났다. 지난해 12월12일 막을 내린 ‘메디컬 탑팀’ 최종회 시청률은 5.6%다. 하지만 오연서(27)는 씩씩하다.
‘메디컬 탑팀’이 시청률은 부진했지만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을 알려준 작품”이라는 것이다. “제목답게 팀이 주인공인 드라마이기 때문에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다”며 “정말 많이 친해져서 아직도 서로 안부를 묻고 연락하며 지낸다”고 전했다. “시청률이 부진하니까 오히려 전우애가 생겼다.”
드라마 실패에도 불구하고 기가 죽지 않는 데는 10년 간의 무명생활이 바탕이 됐다. 2002년 그룹 ‘오렌지걸’로 데뷔한 뒤 2012년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다시 주목받을 때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명시절은 어미 사자가 새끼 사자를 벼랑으로 떨어뜨리는 것 같은 시절이었다”며 “그걸 겪고 나니 정신적으로 강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무명기간이 길었다고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남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성실하게 자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드라마 ‘반올림’ ‘히트’ ‘대왕세종’ ‘동이’ ‘동안미녀’ 등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기회를 잡은 오연서는 말 그대로 쉬지 않고 달려왔다.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했고,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 그리고 ‘메디컬 탑팀’에 출연했다.
오연서는 쉴 계획이 없다. “올해는 더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며 “작년보다 더 많은 작품에서 시청자들을 찾아 뵙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차기작을 결정하기 전, 무엇을 하면서 보내고 싶을까. “운전면허를 따는 것외에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쉴 때는 주로 집에서 만화를 보거나 소설책을 읽는다”면서 크게 웃었다. 진정한 휴식인 셈이다.
“스트레스 푼다고 술을 마시거나 하지는 않아요. 집에서 만화책 보고 책읽고 영화 보는게 제 유일한 낙이에요. 멍하니 앉아서 공상을 즐기기도 하죠.”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 말을 이었다. “운동 해야 돼요. 살찌면 금방 티가 나요. 화면에 잘 나오려면 어쩔 수 없어요.”
오연서의 휴식은 결국 일을 향해 있었다. 분명 워커홀릭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