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서 가장 오래된 거문고·악보 보세요

  • 등록 2015.08.23 11: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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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의 국악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이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거문고와 고악보를 일반에게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25일부터 10월11일까지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국악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시 '국악, 박물관에 깃들다'를 통해서다.

국악박물관을 비롯해 국립대구박물관, 경북대박물관 등 주요 박물관에 소장 중인 소중한 국악 관련 유물 40여점을 한 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특히 520여 년의 시간을 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거문고 '탁영금(濯纓琴)'(보물 제957호)과 250여 년 전 선율을 현재까지 가능하게 한 최고(最古)의 악보 '대악후보'(보물 1291호)가 눈길을 끈다.

탁영금은 조선 전기 홍문관, 사간원 등에서 언관으로 활동했던 탁영(濯纓) 김일손(1464~1498)이 제작하고 연주했던 거문고로, 그동안 국립대구박물관의 수장고에 보관된 진품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은 "좋은 거문고를 갖고 싶어 하던 김일손이 한 노파로부터 좋은 목재로 된 문짝을 얻어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며, 문짝으로 쓰인 목재로 만든 탓에 아직까지 못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어 탁영금의 특징이 됐다"고 소개했다.

대악후보는 영조의 명을 받아 세조(1455~1468)대의 음악을 정리한 악보집으로 국립국악원 수장고에 보관된 귀중한 악보다. 오랜 연대에 비해 옛 음악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악보에 기록된 선율을 연주하고 있다.

이외에도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국악기들을 선보인다. 19세기말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즐겨 탄 풍류가야금의 진품과 1910년 대구 출신의 풍류객으로 초기 삼성 그룹의 태동에 참여했던 서봉 허순구 선생의 명품 거문고도 선보인다.

특히 허순구의 거문고는 '안족'(雁足·기러기 발 모양의 줄을 떠받치는 받침대)과 '돌괘'(거문고 뒤판에 위치한 음의 높이를 조절하는 장치)에 예술적인 조형미를 더한 점이 눈길을 끈다.

20세기 초에 제작된 작고 아름다운 무늬가 강조된 초기 '산조 가야금'과 성금연 명인이 연주하던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절금(切琴)'도 선보인다. 또 조선 시대 궁중음악 기관인 '장악원(掌樂院)'이 일제강점기에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로 격하되면서 어렵게 국악의 숨결을 이어온 당시의 제례악기도 전시한다.

귀여운 호랑이 모양의 타악기 '어(敔)'를 비롯해 틀에 메어 놓은 북을 앉아서 연주하는 '좌고(座鼓)'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국악 유물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전시는 국악박물관의 지나 온 발자취와 존재 이유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에서 아름답게 빛나던 국악 유물들을 가슴에 되새기고, 우리 음악문화의 저력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시 개막은 25일 오후 4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중앙홀에서 진행된다.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특별 연주회가 더해진다.


정춘옥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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