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싸우는 다윗…영화 '또 하나의 약속'

  • 등록 2014.01.08 01: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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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삼성반도체를 상대로 한 소시민 아버지의 싸움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우여곡절 끝에 관객을 만난다.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던 스무 살 딸을 가슴에 묻은 속초의 평범한 택시 운전기사가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생을 건 재판을 벌인 실화를 소재로 한다. 반도체 원판을 화학물질 혼합물에 담갔다 빼는 3라인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 판정을 받은 딸이 결국 사망하자 30년 동안 몰던 택시 운전대를 놓고 법과 싸우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김태윤(42) 감독은 "힘든 과정을 거쳐 만들었다. 프로듀서와 함께 영화 DVD를 구워 나눠주자고까지 했는데 이렇게 개봉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영화를 만들 수 없는 곳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사람일 뿐이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제약을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크라우드 펀딩과 개인 투자금으로 제작비를 마련했다. 6일 기준 7564명이 후원금 3억299만5000원을 냈다. 100명 이상 개인투자자들의 힘으로 10억5000만원을 구했다.

영화에서 딸을 위해 택시 운전을 그만두고 재판에 뛰어든 '상구'는 박철민(47)이 연기했다. "울컥거리는 순간이 참 많았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울컥했고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됐을 때 또 울컥했다. 모금이 됐을 때 울컥하고 촬영에 들어가서도 울컥했다. 촬영 못할 환경이 왔는데 독지가가 돈을 선뜻 내줘서 세트를 지을 수 있게 돼 감사하기도 했다. 슈퍼하는 분이 봉고차에 다과를 싣고 응원와줬을 때도 눈물이 났다"며 고마워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이지만 민감한 문제를 다룬 영화다. '영화가 될 수 있을까?' '배우로서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도 그 일부분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제를 알고 예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상구의 아내 '정임'을 연기한 윤유선(45)은 "사회의 안타까운 얘기다. 가족들도, 회사도 원치 않았던 일인 것 같다. 우리가 정신없이 발전하면서 달려가다 보니 생긴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 서로 조금만 배려하고 둘러볼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한편, 재판 6년 만인 2011년 6월23일 서울행정법원 14부는 "백혈병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택시기사의 딸이 산업재해의 희생자라고 인정했다. 근로복지공단이 항소,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2월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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