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한, 일은 쉼이고 쉼은 일이다…옹고집 강철청년

  • 등록 2014.01.05 09: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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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아 누울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는 추운 겨울에 따뜻한 나라로 가서 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집에 박혀서 전기장판과 혼연일체돼 열흘만 누워있고 싶어요."

도지한(23·180㎝)의 얼굴은 창백하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빠스켓볼' 종방 후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와 입술도 메말랐다. "감기에 걸렸다"며 거친 소리와 기침을 한다.

"작품을 하나 끝낼 때마다 몸이 아팠다"는 도지한에게 '빠스켓볼'은 더 특별했다. '추노' '도망자 플랜B'를 연출한 KBS 출신 곽정환 PD가 CJ E&M으로 옮겨 처음 선보인 작품에서 도지한은 데뷔 후 처음 주연으로 나섰다. 부담스러웠지만 이를 악물었다. 수영선수 출신으로 구기 종목에 약해 촬영 두 달 전부터 농구 연습에 들어갔다. 12월 말 종료 전까지 8개월 동안 연습과 촬영을 반복하며 일상을 바쳤다.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김혁 형에게 개인레슨을 받고 쉬는 날에도 따로 연습했어요. 농구는 처음 해보는 운동이었거든요.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죠. 새로운 것에 승부욕이 있는 성격이고 도전하는 것도 좋아해 해보자는 의욕에 더 불탔습니다."

촬영하는 동안 큰 부상은 없었지만, 손가락을 삐기도 했다. 몸에서 파스 냄새가 나는 게 일상이 됐다. 촬영 때 공이 안 들어가 반나절을 체육관을 뛰어다니며 실제 농구팀과 같은 팀워크를 다지기도 했다. "진짜 운동선수들에 비하면 우리의 모습은 새 발의 피다. 하지만 서로 기분 좋게 하려고 파이팅하며 분위기를 띄울 땐 팀 같았다. 틈나는대로 내기도 하며 운동했던 것 같다."

데뷔 5년째, 짧은 경력에 농구 하나만 터득하기에도 벅찼을 것이다. 하지만 '빠스켓볼'은 1939~1948년 분단 이전 올림픽에 참가해 8강에 오른 농구 대표팀 '코리아'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만큼 일제강점기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 "대한민국 역사를 훑는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참 슬프더라고요. 이런 역사를 표현한 드라마가 얼마 안 되잖아요. 안타깝고 답답했죠"라는 심정이다.

도지한은 움막촌 출신 농구스타 '강산'으로 가난한 청년을 연기했다. 경성제국대학생으로 속여 출세의 길을 걷다가 권력에 희생당해 강제로 징용되면서 생사가 불투명해지는 굴곡진 삶이었다. "저야 대본에 나와 있는 인물을 연기하면 됐어요. 시대극이라고 해서 말투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어요. 또 성공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사랑을 버리는 일, 바닥까지 추락하는 일들이 현대인과 비슷하잖아요"라며 이해해 나갔다.

그러면서도 "그 시절의 강산은 생각도 하기 싫어요"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얼마나 처절했을까 싶어요. 찌질하고 고생도 많이 하고. 하지만 PD님은 참 좋아하셨어요. 은근히 잘 어울린다고 해주시고…. 드라마에서 잘 사는 역할로 나왔던 민치호(정동현)가 부러웠어요. 하긴 차 타고 머리 단정하면 뭐해요. 저는 아무 데나 주저앉을 수 있어서 편했거든요"라고 자랑했다.

실제 도지한은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제가 굴곡이 있어야 얼마나 있겠어요. 그런데 PD님께서 저와 강산이 닮았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답했다. "끈기 있고 오기를 부리는 게 비슷하대요.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꼭 해야 직성이 풀려요. 예를 들어 오늘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은데 못 먹으면 전 내일이라도 꼭 그걸 먹으러 가야 해요"라며 고집스러운 면도 드러냈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다. 부모의 반대가 너무 심해 중학교 때 강제로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배우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처음에는 말리다가 무조건 유학을 가라고 하셨어요. 평범하게 학교를 나와 대학을 다니길 바라신 것 같아요. 하지만 중국에서도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자 결국 아버지가 포기하셨죠"라는 외골수다. "지금은 두 분 다 너무 좋아해 주세요."

드라마 한 작품을 위해 1년을 바쳤다. "매우 만족스러운 한 해"라며 흡족스러워했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촬영장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작품도 많이 하고 싶고요. 로맨틱 코미디나 누아르 같은 작품도 하고 싶어요. 쉬어서 무엇하겠어요. 바로 다른 작품 시작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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