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새로운 도약- 中]시너지를 확대하라

  • 등록 2013.11.18 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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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들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 연계형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나치게 은행으로 쏠린 포트폴리오를 수정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비(非)은행 부문을 키워 수익을 다변화해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그룹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룹의 맏형 역할을 맡고 있는 은행이 쌓아놓은 영업망과 시스템을 다른 계열사가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업권의 장벽을 넘어 금융그룹 차원의 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 보험사, 시너지 극대화로 점유율 확대

농협의 경우 신경(信經)분리와 함께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이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농협 단위조합을 포함한 전국 5천여개의 막강한 영업망을 통해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은 이런 장점을 살려 급격하게 규모를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올 8월까지 유입된 생보업계 초회보험료 4조2014억원 중 34.2%인 1조4391억원은 농협생명의 실적이다. 지난해 3월만 해도 이 비중은 3.3%에 불과했다. 

이는 업계에서 1, 2위를 달리는 삼성생명(22.7%)과 한화생명(11.0%)보다도 높은 수치다. 

농협손보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3월 기준 원수보험료가 2911억원으로 10개 종합 손보사 중 0.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올 7월말 현재 점유율은 3.3%(원수보험료 7177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 7월말 현재 농협손보가 방카슈랑스 채널로 거둬들인 원수보험료 규모는 6722억원으로 전체 종합 손보사의 방카슈랑스 실적 가운데 25.5%를 차지했다. 신경분리 이전만 해도 이 비중이 4.6%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의 보험사들이 갖춘 전국의 방카슈랑스 영업망은 기존 보험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만큼 위협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계 카드사, 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에 '열심'

신한·KB국민·우리·하나SK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도 은행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대기업 그룹 계열 카드사와의 격차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 9월 주력 체크카드 상품인 'S-Choice(에스초이스) 체크카드'가 출시 8개월만에 발급장수가 100만장을 돌파했다. 

KB국민카드의 '직장인 보너스 체크카드'는 지난해 소득공제 특화상품으로 출시돼 100만장 발급을 넘어섰고, 하나SK카드의 '메가 캐시백 체크카드' 시리즈는 295만장 넘게 발급되며 일치감치 밀리언 셀러로 자리 잡았다. 

올해 초 은행에서 분사해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 우리카드는 지난 7월 '다모아 체크카드'를 출시해 지난달 말까지 30만장이 넘는 발급장수를 기록했다. 

이같은 체크카드 판매 확대 정책으로 이들의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은 모두 상승했다. 

신한카드 지난 1월 17.2%의 체크카드 점유율을 보였지만 지난 8월말 기준으로는 0.3% 포인트 증가한 17.5%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1% 포인트 늘어난 21.7%, 우리카드는 0.8% 포인트 늘어난 13.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나SK카드의 점유율도 4.8%로 소폭(0.1%p) 증가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점유율이 각각 0.4%, 1.6%로 정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이는 금융 그룹내에서 은행과 카드사가 만들어 낸 시너지효과와 무관치 않다. 

체크카드를 현금카드의 연장선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판단 때문에 대부분의 체크카드가 계열 은행에서 발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한 은행의 계좌와 연계된 체크카드 중 계열사가 아닌 카드사의 체크카드 비중은 5%에도 못 미칠 것"이라며 "체크카드는 계열은행이 있느냐 없느냐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품에 안긴 저축은행, 연계대출로 활로 모색 

계열사 간 연계형 사업은 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에서도 활발하다. 특히 은행을 방문한 고객이 신용이나 한도 문제로 대출을 받기 어려울 경우 그 자리에서 계열사인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신청할 수 있는 연계대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연평균 금리 10~20%대의 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은행 창구를 통해 캐피탈이나 대부업으로 빠져나가는 금융 소비자들을 붙잡고 있다. 

KB저축은행의 '착한대출'의 금리가 연평균 19%, 최저 6.5%로 책정됐다. 신한저축은행의 '신한 허그론'이 최저 6%대에서 최고 19%대, 하나저축은행의 '더마니론'이 9%대에서 19%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지점 수가 은행보다 적은 저축은행들은 고객 접근성이 떨어져 대출모집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대출모집인에게 가는 수수료만큼 고객들은 금리를 가산해야 하는데 금융그룹 소속 저축은행은 이런 과정을 줄일 수 있다. 

은행 지점을 하나의 판매, 홍보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전국에 촘촘히 퍼져 있는 은행 영업망을 통해 저축은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여타 저축은행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이유다. 예를 들어 KB저축은행의 경우 지점이 6개에 불과하지만 1200여개의 국민은행 지점 활동을 통해 영업을 할 수 있다. 

9월 25일 출시된 'KB착한대출'은 11월 현재 판매 건수 약 300건, 금액으로 약 15억원을 달성했다. 승인률은 20% 수준이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성과를 단기에 측정하기는 어려워 보통 3~6개월 정도의 추세를 모니터링해야 성공여부를 알 수 있다"면서도 "판매 실적과 승인률 모두 현재 예상했던 수준과 근사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 저축은행의 '신한 허그론'은 9월말 기준 270건, 누적 금액 40억원에 달했다. 하나저축은행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통한 연계영업이 활발하다. '더마니론' 등 은행과 연계된 상품의 올해 누적 실적은 10월 말 기준 691건, 1250억원을 기록했다. 

강민재 wodnr74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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