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뜨자 우리銀도 방긋…저금리에도 예금 유치 이유는?

  • 등록 2014.01.03 0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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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내놓은 시네마정기예금 '변호인'은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이 상품은 영화의 흥행 정도에 따라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 금리 연 2.60%에 영화 관람객이 100만 명을 돌파할 때마다 0.05%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줘 300만 명을 넘어서면 최대 연 2.75%의 금리를 준다. 영화는 지난 1일 기준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변호인은 지난달 2일부터 24일까지 가입계좌 4000좌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잔액도 473억원에 달한다.

9일부터 24일까지 단 보름 동안 판매했던 해피크리스마스 키위정기예금은 무려 4만 계좌에 5600여억원이 몰렸다. 금리 조건 없이 연 2.85%를 주는 이 상품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보통 예금상품의 경우 한 달 내내 영업해 3000계좌를 확보하면 평타 수준"이라며 "한시상품인데다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룬 성과 치고는 괜찮은 결과"라고 평했다.

#NH농협은행이 지난해 9월 출시한 '내생애 아름다운 정기예적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가입 계좌 18만좌, 잔액 2조4400억원을 달성했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여유자금의 운용과 목돈마련을 위한 상품이다. 1년 기준 적금의 경우 최고 3.3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예대마진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도 각 은행들은 정기예금상품에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며 고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비이자수익의 필요성이 날로 증대된다 해도 은행의 기본 수익은 대출이자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마진이다. 대출을 내줘서 이자를 얻기 위해서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수신(예금)이 바로 그 재원이 되는 것이다.

은행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수시입출식 예금 등 금리를 거의 주지 않는 저원가성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자금이 들락날락하는 수시입출식 예금의 특성 상 일정 주기 동안 자금을 중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기예금의 필요성도 꾸준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예금만한 수단이 없다는 것도 이런 상품 출시의 한 이유다. 당장 필요한 운용 자금은 부족하지 않지만 경기가 살아나 대출 수요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한 번 다른 은행으로 넘어간 고객이 다시 우리 은행을 찾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목할 만한 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상품을 출시함으로 인해 얻어지는 홍보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네마정기예금의 경우 은행이 문화콘텐츠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며 "짧은 기간에 몇 천 명이 가입해 고정적인 자금을 확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발로 뛰어 홍보하는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낸다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재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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