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검찰 출석…"성실히 답변할 것"

  • 등록 2015.04.21 15: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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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횡령하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번 검찰 출석은 1990년 마카오 원정 도박, 2004년 수백억대 회삿돈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에 이어 3번째다.

검찰은 이날 장 회장을 조사한 후 이르면 이번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장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3분께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에 도착했다.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청사에 들어오던 장 회장은 취재진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했나' 등의 질문을 받고 "검찰조사에서 답변에 성실히 응하고 오겠다"고 짧게 답했다.

'페이퍼컴퍼니로 돈을 빼돌린 게 맞는가', '횡령한 회삿돈으로 개인적 도박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 등의 질문에는 "다 검찰에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장 회장을 상대로 해외법인을 통해 부당하게 거래대금을 부풀리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정했는지와 비자금 횡령, 미국에서의 상습도박 여부 등에 대해서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이 장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상습도박 등 3가지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미국법인 동국인터내셔널(DKI) 등을 통해 실제 가격보다 원자재 단가를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중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수법으로 만든 비자금 규모가 최대 200억원에 달한다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건물관리업체 페럼인프라 등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거래 대금을 부풀리는 등 부당한 내부 거래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장 회장은 회삿돈 200만~300만달러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특급 호텔 벨라지오, 윈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동국제강에서 횡령한 자금 중 상당한 액수를 외국 법인 계좌에 입금했다가 일부를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장 회장을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킬 예정이다. 추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소환하거나 이르면 이번주 중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검찰은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와 종로구 장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 하고 회계장부 등 회사 내부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아 분석했다. 미 당국에도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장 회장의 혐의를 밝히기 위해 동국제강 임직원 등 관계자 80명 이상을 소환 조사했다. 이 가운데 동국제강 전직 직원 김모씨와 거래업체 사장 김모씨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김승리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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