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우투證 인수한 농협금융, '新 4대 금융그룹' 도약

  • 등록 2013.12.25 01: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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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 경쟁에서 패키지 인수라는 원칙에 충실한 NH농협금융지주가 최종 승리했다. 이로써 농협금융은 해체가 시작된 우리금융을 밀어내고 금융그룹 서열 4위로 올라서게 됐다.

24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는 우리투자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농협금융이 선정됐다. 키움증권은 우리자산운용을 가져가게 됐다.

농협금융을 비롯해 KB금융지주,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본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이사회는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었으나 패키지 해제 여부를 놓고 설전이 벌어져 일정을 한 차례 연기했다.

◇이사회, 패키지 인수 밀어붙인 농협금융 손 들어

이번 매각의 가장 큰 화두는 패키지 인수라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냐, 우투증권에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낸 회사에 개별 인수를 허용할 것이냐 하는 문제였다. 두 가지 입장은 각각 '조속한 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원칙과 연결된다.

매각자가 농협금융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패키지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가장 강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영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약 반년 동안 패키지 인수라는 원칙을 줄곧 내세워 왔다.

농협금융은 패키지에 모두 1조2000억원을 배팅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는 우투증권에만 1조2000억원을 써내 가장 높은 가격을 내놨지만 생명과 저축은행은 마이너스로 평가했다.

이사회가 개별 매각을 밀어붙일 경우 "인수합병의 룰을 깼다"는 비난에?� 자유롭지 못하다.

내년 민영화의 요체인 우리은행을 매각해야하는 입장에서 신뢰 상실은 앞으로의 거래를 불투명하게 하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속한 민영화' 강조…떼어 팔아도 가격차 크지 않아

이번 매각은 우리금융 민영화의 첫 번째 원칙이 조속한 민영화라는 점에서 네 계열사를 일괄 매각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패키지 매각과 일괄 매각이라는 입장이 맞선 이유는 '조속한 민영화'와 '공적자금 극대화'라는 양대 원칙이 충돌했기 때문인데 1+3 방식으로 묶어 팔아도 공적자금 극대화라는 명분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인수 참여자들은 모두 우투증권 인수를 갈망하지만 나머지 세 회사는 증권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야 하는 플러스 알파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인기 매물에 비인기 매물을 묶어 파는 방식을 내놓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투증권만 팔린다면 나머지 세 회사를 매각하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 뻔하다. 특히 시장에서 생명과 저축은행의 가치를 마이너스로 평가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한없이 표류할 공산이 크다.

이번에 일괄 매각을 하지 않을 경우 내년으로 예정된 우리은행 매각가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생명과 저축은행을 이번에 매각하지 않으면 나중에 우리은행을 민영화할 때 그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막내 농협금융, 우투 발판 삼아 도약하나

6월말 기준 농협금융지주의 총자산은 254조다. 신한금융지주의 자산이 319조, 하나금융지주 302조, KB금융지주가 294조다. 우투증권을 인수하면 농협금융의 자산은 287조로 늘어나 선발주자들을 따라잡는 모양새가 된다.

업계 10위권 밖이었던 NH농협증권은 순식간에 1위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6조3000억원에 불과한 총자산이 35조5000억원으로 무려 6배 가량 늘어난다.

이번 인수합병(M&A) 경쟁은 지난 6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의 시험대이기도 했다. 임 회장은 은행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고루 분배하기 위해 우투증권 인수에 발벗고 나선 바 있다. 농협금융에서 은행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대에 달한다.

은행 부문에 편중된 그룹의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서는 대형증권사 인수가 꼭 필요하다는 게 임 회장의 지론이었다.

한편 이르면 다음주 민영화의 첫 단계인 경남·광주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방침이다.

강민재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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