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광주은행 지역환원 무산…배경과 전망

  • 등록 2013.12.23 19: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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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대처, 先 경영권 부각 논란 등 책임론 분분

 

지역자본에 의한 광주은행 지역환원이 무산됐다.

광주은행 매각을 위한 본입찰 제안서 마감이 23일 오후 5시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은행 지역환수를 주장하며 인수전에 나섰던 광주·전남상공인연합과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 모두 인수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응찰을 사실상 포기했다.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상의에서 출자자 회의 직후 "큐캐피탈파트너스의 광주은행 공동인수 추진 중단으로 PEF(사모펀드사)결성에 실패해 결국 광주은행의 지역환원을 바라는 지역민의 간절한 염원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사실상 본입찰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따라 지난 9월23일 광주은행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마감 이후 3개월만에 `광주은행의 향토은행화' 기치를 내걸고 뛰어들었던 광주·전남상공인연합과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의 광주은행 인수전이 막을 내리게됐다.

그동안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은 산업자본 15% 제한조항에 따라 여러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출자자협의회 산하에 법무자문사와 회계자문사 등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해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법규와 금융당국이 원하는 인수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1조원 안팎의 광주은행 인수금 조달을 위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지난 16일 광주은행 인수를 추진하기로 하고 상공인연합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나 4일만인 지난 20일 광주은행 공동인수 추진을 중단함에 따라 인수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큐캐피털파트너스는 광주은행 매각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투자심의위원회를 개최했지만 찬성하는 위원의 수가 절반을 넘지 않아 인수 안건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은 광주은행 인수자금을 위해 2000억원을, 큐캐피탈파트너스가 GP사로 50억~200억원을 각각 출자하고 재무적투자자로부터 2000억원을 확보해 인수금융(대출) 등을 통해 추가로 2000억~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큐캐피탈파트너스의 중도하차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으나 GP(펀드운용사)와 전략적투자자, 재무적투자자, 외부인수금융 등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4각축의 수익성 보장 방안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 인수 무산의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긴박하게 선정한 GP사가 비금융주력사 조항이 걸림돌이 돼 이번 광주은행 인수 중단의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광주·전남상공인 연합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상력 부재 등의 책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 인수에 나선 경남은행인수추진위원회와 비교해서도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은 여러 군데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경남은행인수추진위는 지난 7월 이미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이 잡은 큐캐피탈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펀드운영자와 MOU를 체결한데 이어 부산은행과 대구은행까지 참여시켜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확대했다.

하지만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은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이 300억~400억원의 출자의지를 갖고 연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합하지 못한데다, 입찰을 코 앞에 두고 1주일전 사모펀드운영자를 선정하는 등 늑장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이 사모펀드운영자를 포함해 전북은행,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 등과 함께 좀 더 빨리 연대에 나섰다면 이 같은 최악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미래경영개발연구원 김용구 원장은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광주은행 인수와 경남은행 인수 이후의 경영권과 지배구조에 대한 구상에서 차이가 있다"면서 "경남은 지역환원만되면 경영권은 아직 괜찮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고 광주전남은 이미 경영권 문제가 너무 빨리 부각돼 지역민의 참여가 저조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의 인수구조가 지역환원이라는 대의보다는 소수 기업만이 참여해 경영권을 지배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는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별도로 지역환원을 주장하며 광주은행 인수에 나선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 역시 재무적투자자를 잡지 못해 이날까지 본입찰 참여가 불가능하다며 입찰 포기를 선언했다.

이상채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입찰을 포기하지만 신한금융의 인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면서 "신한금융이 선정되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저지할 것이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상공인연합의 향후 행보에 대해 광주상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오늘로 마감되는 본입찰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앞으로 선정될 우선협상자 등이 원할 경우 지분참여나, 만에 하나 이번 매각이 유찰되면 광주은행 인수를 위해 새롭게 인수전에 도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은행 매각 본입찰에는 신한금융, JB금융, BS금융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은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다.

강민재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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