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민계정체계로 인해 연구개발비(R&D)와 무기시스템, 예술품 원본 등이 자산(투자)처리되면서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3일 "거시경제측정의 주요 기준인 국민계정체계(2008 SNA)를 개정해 새 국제 기준으로 국민소득통계를 수정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며 "이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기준에 따르면 2010년 GDP 규모는 약 4%, 1인당 국민소득은 800달러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총저축률과 국내총투자율이 각각 3%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R&D가 GDP 규모 증가에 약 3.6%, 무기시스템이 0.3%, 예술품 원본이 0.2%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 동안 R&D지출과 전투기와 군함 등 무기, 오락 및 문학작품 등 예술품 원본은 중간소비로 처리돼 왔다. 새 기준은 이를 총고정자본형성으로 처리하도록 변경했다.
R&D를 고정투자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2008 SNA의 핵심이다. R&D는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생산 과정에 반복적으로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고정자산 성격을 지님에도 종전에는 이를 당기의 중간소비로 분류해 왔다.
새 기준에 따라 R&D를 고정투자로 처리하게 되면 고정투자 처리액만큼 GDP가 증가하게 된다. 종전 R&D 지출액을 중간재 비용으로 각 산업 산출액에서 차감하던 것을 더 이상 빼지 않게 돼 각 산업의 부가가치가 커지는 것이다.
무기시스템과 예술품 원본 등도 고정투자로 처리해 고정자본소모분만큼 GDP가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새 기준의 이행으로 우리나라 국민계정을 주요국 경제와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됐다"며 "여러 해에 걸쳐 생산에 기여하지만 한 해의 비용으로 회계처리하면서 나타났던 비일관성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공무역과 중계무역 등 다국적 기업들의 주요 생산활동을 기업회계와 동일하게 처리하면서 국제적 경제활동의 실상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