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산업협력 측면에서 중국의 부가가치 창출 비중이 급증하며 3국간 불균형 양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일 관계 개선, 산업 협력부터가 시작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0~2011년 우리나라는 일본과 협력관계가, 중국과는 경쟁 관계가 강화됐다"며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 제조업의 경쟁·협력 관계는 역내 중간재 조달과 부가가치 창출 기여도의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2000~2011년 한중일 모두 제조업 중간재의 자국 조달 비중은 낮아지고 3국간 중간재를 조달하는 비중이 늘었다. 3국간 중간재 조달 비중은 2000년 10.3%에서 2011년 12.7%로 2.4%포인트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과 일본은 역내 중간재 조달 비중이 늘어난 반면 중국은 감소했다. 한국과 일본은 1.6%포인트, 1.9%포인트씩 각각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한국·일본으로부터 조달하는 중간재 비중이 3.1%에서 2.0%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중일 내 부가가치 창출 양상을 보면, 한국과 일본은 자국의 부가가치 창출은 감소한 반면 역내에서 창출해내는 부가가치 비중은 급증했다. 반면 중국은 자국 부가가치 창출은 늘어난 반면, 역내 부가가치 창출 비중은 줄었다.
한국은 자국 부가가치 비중이 64.4%에서 60.4%로 감소한 반면, 역내 부가가치 비중 12.8%에서 18.3%로 증가했다. 일본도 자국 부가가치 비중은 86.8%에서 78.4%로 감소한 반면, 역내에서는 2.8%에서 8.8%로 급증했다.
중국은 자국 부가가치 비중이 78.9%에서 81.3%로 증가했으나, 역내는 7.4%에서 5.6%로 감소했다. 이같은 변화는 중국이 자국 경쟁력은 강화됐지만, 역내 협력도는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한 연구위원은 "한일간 협력은 늘었지만 한중간 경쟁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한중일 역내의 중간재와 부가가치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집중돼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한중일 간 공동 관심분야 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으로 역내 협력관계의 진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