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가 외환은행에서의 분사를 앞두고 체크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유도 방침에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외환카드는 분사 예정일인 9월1일부터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1.5%에서 1.7%로 인상할 계획이다.

은행에서 독립하는 만큼 회원의 결제금액을 출금할 때마다 은행(외환은행)에 계좌유지 수수료 0.2%를 지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체크카드 이용고객과 가맹점으로서는 특별히 다른 서비스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은행에서 분사했다는 이유로 0.2%의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하는 것이다.

지난해 외환은행 체크카드 매출이 2조924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매년 60억원 가량의 수수료가 외환은행에 지급되는 셈이다.

지난해 4월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에서 분사, 전업계 카드사로 출범할 때는 수수료율을 올리지 않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 수수료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수수료율을 1.5%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카드의 체크카드 수수료율 인상은 카드사 분사를 검토 중인 농협은행과 BS금융에 선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은행에서 분사되는 카드사들이 줄줄이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감독당국은 외환카드의 수수료율 인상 방침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점차 인하되는 추세라고 생각했는데, 분사를 명분으로 한 수수료율 인상에 대해 당혹감을 느낀다"며 "외환카드의 결정이 맞는 것인지 검토하고 있고, 나머지 카드사들이 부과하고 있는 계좌유지 수수료(0.2%)도 타당한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