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경제의 회복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8일 '유로존의 그레이 스완, 재정위기국의 불안요인'이라는 보고서에서 "유로존 경제지표의 개선은 독일 등 성장회복 국가에 의한 것으로 재정위기 국가들의 경제가 여전히 취약한데다 구조적인 불균형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들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가 2010년 105.8%에서 올해 2분기 131.5%로 25.7%포인트나 치솟았다. 독일 등 성장회복 국가(83.2%→88.4%)의 오름폭인 5.2%포인트에 비해 5배 가량 높은 것이다.

GDP 대비 재정수지 역시 신재정협약 기준인 GDP의 -3% 이내로 줄어든 성장회복 국가와 달리 재정위기국은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고용 부진이 심각하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다. 유로화 강세 여파로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유로존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았다.

재정위기 국가들의 신규 일자리는 올 들어 전년동기대비 3% 이상 줄어들었다. 실업률은 올 1분기 19.7%로 뛰어올라 성장회복 국가와의 격차가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이후 1% 이하로 떨어졌고, 10월에는 -0.3%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은 2010년 16.6%에서 올 들어 9월까지 1.6%로 떨어졌다.

조 선임연구원은 "유로존 경제의 성장세가 미약하고 국가 간 차별화도 커진 만큼 성장회복 국가와 그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대(對)유럽 수출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 은행 부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유럽계 투자자금 유출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들 국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