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뒤 6개월 연속 연 2.50%를 유지하고 있다.
뉴시스가 8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12월 기준금리 방향을 문의한 결과 모두 '동결'을 예상했다.
2014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한 차례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원화 강세, 저물가 등은 금리 인하 이유 안돼
전문가들은 현재 원화 강세와 저물가 등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이 때문에 통화정책에 의존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의 원화 절상 추세가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금리 조정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외환은행 연구위원은 "원화강세가 계속되다보니 금리를 인하해 국내에 들어오는 자금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과한 이야기인 것 같다"며 "브라질 등 신흥국처럼 외국인 자본들이 지나치게 급격히 들어오는 게 아닌 이상 통화정책을 쓸 여지는 없다"고 내다봤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물가가 낮기 때문에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김선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거시금융팀장은 "지난 달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부 신흥국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등 인하 압력이 더 커지기는 했지만 동결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 한 차례 금리 인상할 것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이 비슷한 수준에 이르는 내년 하반기에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우리 경제는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김진성 실장은 "내년 4분기께 국내총생산(GDP)갭이 마이너스에서 중립 또는 플러스로 돌아서면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며 "인상을 하더라도 변화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며, 0.25% 포인트로 시그널을 주는 정도의 변화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기홍 연구위원은 "일본 경제 경착륙, 중국 경기 둔화 등 하방리스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0.25%포인트 올릴 수는 있지만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기 때문에 그 이상은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지겠지만 물가안정목표인 2.5~3.5%에 못 미치거나 하단에 걸칠 가능성이 크다"며 "낮은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금리를 대폭 인상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동결 의견도
2014년에도 금리 인상이 없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장률이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성장 동력을 확충해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그널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내년 성장률을 3.4%로 비교적 낮게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정부 3.9%) 내년 중에도 동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물가 상황을 반영해 성장 모멘텀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금리 인하 카드를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