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은행권 점포정리와 구조조정은 부당

  • 등록 2014.07.14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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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영업점포 정리와 직원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정부 서울 청사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최근 은행산업의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 것은 비이자부문 이익의 감소"라며 "수익악화를 이유로 내세운 영업점포 축소와 직원 구조조정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은행들이 판매·관리비 절감을 이유로 점포정리와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어드는 추세"라며 "현재 국내 성인인구 10만명 당 은행 점포 수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2012년 말 현재, OECD의 성인인구 19만명 당 은행 점포수는 평균 25개다. 반면 우리나라의 성인 인구 10만명 당 점포수는 18.4개에 불과하다.

권 교수는 "단기적인 비용 때문에 구조조정을 서두르기보다는 금융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숙련된 금융 인력에 대한 투자와 안정된 근로 여건의 보장, 지점과 영업점의 확대가 근본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교수도 권 교수와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최근 금융권 경영악화는 실물경제의 침체 여파와 저성장, 고령화 등 추세 탓"이라며 "결국 비용감축보다는 수익 증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금융산업과 비슷한 위기를 맞았으나 인력 감축 없이 문제를 해결한 미국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 은행의 사례를 들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 대신 고부가가치 지역에 인력을 재배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웰스파고 은행 역시 인력 감축이 아닌 인력 확대를 통해 점포의 영업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강 교수는 "단기적 인력 감축이 아니라 인력 재배치와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앞선 이들과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배 소장은 "국내 금융사들은 규제강화에 따른 비용증가, 오프라인 채널 축소와 모바일 금융확대, 저수익 기조 고착화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금융사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권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근로자, 경영자, 주주,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재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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