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자 10명 중 7명은 '재산이 100억원 이상이라야 부자'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0일 '2014 한국 부자 보고서'를 통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중 78%는 본인이 부자가 아니라고 응답했다.
이들 가운데 65%는 최소 1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억원 이상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도 16.3%에 달했다.
한국 부자의 현재 자산 중앙값(median)은 44억원인 반면 앞으로의 목표자산 중앙값은 70억원으로 나타났다. 50~100억원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40.3%로 가장 많았고 목표자산 규모가 50억원 미만인 경우는 20.3%에 불과했다.
중앙값이란 자료를 크기 순서로 배열했을 때 가장 중앙에 있는 것을 가리킨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서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가진 부자는 약 16만7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부자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일시적으로 감소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약 369조원(1인당 평균 22억1000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국민의 상위 0.33%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4%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부자가 약 7만9000명으로 47.3%를 차지했다. 경기 3만2000명(19.3%), 부산 1만3000명(7.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012년에 비해 부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울산(9.5%)이었다. 서울과 부산의 증가율은 각각 1.0%, 전국 평균은 2.5%였다.
서울 부자 가운데 강남3구의 부자 비중은 2009년 39.2%에서 2013년 37.5%로 하락했다. 6대 광역시 중 부산은 해운대구의 부자 수가 가장 많으며 대구 수성구의 경우 광역시 구 단위에서 부자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그 외 인천 연수구, 대전 유성구, 광주 북구, 울산 남구 등이 해당 광역시 내에서 상대적으로 부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가 현재의 자산을 축적한 주된 방법은 '사업체 운영'(32.5%)이었다. 부동산 투자(25.8%)와 부모의 증여 및 상속(25.0%)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연령이 높은 부자일수록 부동산 투자 영향이 컸고 40대 이하의 젊은 부자들은 사업체 운영을 통해 재산을 모은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한국 부자는 금융자산의 42%를 은행에, 25%를 증권사에, 23%를 보험사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거래 금융기관 개수는 평균 8.1개로 높은 수준이며 거래하는 은행의 개수도 총자산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