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강태수 부총재보 후임 인선 시급

  • 등록 2014.07.04 20:28:08
  • 댓글 0
크게보기

강태수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결국 사퇴함에 따라 한은 내부는 후임 인선에 초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후임 인선을 통해 취임 3개월 만에 완벽하게 친정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강 부총재보는 지난 4일 한은 내부전산망을 통해 퇴임 사실을 밝힌 후 이날 오후 이임식을 가졌다. 

임기를 1년여 남긴 상황이었다. 그는 1982년 한은에 입행해 정책기획국과 금융시장국, 금융시장분석국장 등을 거치고 2012년 4월 거시건전성분석국과 금융결제국을 담당하는 부총재보에 임명됐다. 

강 부총재보는 퇴임 이후 가을학기부터 국내 모 대학에서 강의와 연구활동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학교 측과 협의를 진행중이라서 서둘러 사퇴했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 부총재보가 한은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은 이미 이 총재 취임 당시부터 무성했다. 박원식 전 부총재가 지난 5월 이 총재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의식해 사의를 표명할 때 강 부총재보도 함께 물러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다. 

한은이 지난 6월 중순 국·실장급 인사를 마무리하자 이런 루머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조사국장과 경제통계국장을 제외하곤 대대적인 이동이 이뤄졌지만 5명의 부총재보가 모두 유임됐고 김중수 전 총재 시절 승승장구했던 한 국장을 선호 보직인 뉴욕사무소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 총재가 과거 부총재 시절 김 전 총재의 파격적인 인사 스타일로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졌지만 본인이 총재로 취임한 후에는 "끌어안고 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이 총재는 인사를 단행한 지난 18일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통해 화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인사의 큰 매듭은 지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64년의 한국은행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직원간 불신과 갈등, 이에 따른 논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 더 이상 인사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인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기류가 감지됐다는 게 한은 내부의 평가였다. 실력을 인정받다가 김 전 총재 시절 한직으로 밀려났던 '올드보이'들이 일부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말 정년퇴직한 이흥모 전 발권국장이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그는 김 총재 시절 경제연구원에 있다가 이 총재가 총재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지난 3월 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업무를 맡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런 이 전 국장이 별다른 보직 없이 퇴임한 것은 최근 시끌벅적한 '관피아' 논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국환중개 사장이었던 장병화 부총재의 자리에 부총재 중 한 사람을 보내고 그를 부총재보에 앉히려고 했지만 세간의 눈을 의식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번 "좋은 자리가 있어서 나갈 수는 있겠지만 부총재보들에게 임기 전에 나가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발언은 '등을 떠밀지는 않겠지만 나간다면 굳이 잡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현직 국장이 부총재보로 승진해 왔다"면서도 "규정상 퇴임한 직원을 부총재보로 임명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강민재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