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29일 기준 만기 1년 미만의 일반회사채 종목은 2046개다. 또 내년 일반 회사채의 만기 예정액은 무려 41조원에 이른다.
회사채 발행 시장 부진이 지속된다면 한계기업들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증자를 실시하는 등 자금 조달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두산건설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기 위해 연내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 현금 확보에 나서는 유상 증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CPS는 미래 일정 기간에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정해진 조건에 따라 상환도 가능한 우선주다.
두산건설이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할 회사채 규모는 1550억원 수준이다. 또 두산건설이 2년 내 상환해야 할 기업어음(CP)와 회사채 잔액은 9월 말 기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트레이드증권 오동석 연구원은 "내년 월 평균 4조원의 채권 차환 수요가 예상된다"며 "차환되지 않는 금액만큼 기업은 순상환을 해야 하는데, 현금이 부족해 자산 및 회사 자체의 매각 또는 증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4년 일반 회사채의 만기 예정액은 상반기 약 24조원, 하반기 약 17조원으로 상반기에 집중됐다.
특히 2월 만기 금액이 5조6000원으로 가장 크다. 2014년 2월에 맞는 회사채 만기도래분은 두산그룹(4000억원)이 가장 규모가 크고, 한진그룹(3000억원), 동국제강(3000억원) 등이다.
삼성증권 최종원 연구원은 "BBB급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는 2014년 2월에 가장 큰 규모인 1900억원이 집중됐다"며 "하반기 건설사와 해운사들의 업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크레딧 시장의 위험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