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체제 정유업계, '임원 구조조정', '긴축 경영',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총력

  • 등록 2014.05.28 17: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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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의 임원구조조정 소식이후) 회사 분위기가 너무 뒤숭숭하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우리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A 정유사 관계자)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요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사들이 경영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임원 구조조정', '긴축 경영', '신성장 동력 발굴' 등 다각도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속속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매주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주재로 SK종합화학과 SK에너지,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등 SK이노베이션의 5개 자회사 사장단들과 실적개선을 위한 논의를 하고, 운영 예산 절감 방안 등 비상경영 계획 수립에 힘을 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아직 큰 규모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았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임원은 총 146명이고, 올해에는 145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손자회사 등으로 옮긴 인원이 있어 줄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관련, "정유 부문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잘 이뤄져 있고 더욱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정유 업황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거나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3사 중 유일하게 정유와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 이외에 자원개발 사업을 한다. 지난 1분기 이 사업부문은 영업이익 10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232억원)에 비해 15% 감소했지만,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의 46.1%를 차지했다.

지난달 오클라호마·텍사스 등 미국 현지의 석유 생산광구 운영권을 확보해 석유개발에 나선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캍텍스와 에쓰오일(S-OIL)의 경우 지난 1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정유 부문의 적자가 각각 2분기, 4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달리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이뤄져 있지 않아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GS칼텍스는 내달 1일부로 기존 석유화학 사업본부와 윤활유 사업본부를 1개 본부로 통합하고, 경영지원본부를 폐지하는 등 기존 임원 단위 조직 및 임원 수를 각각 15% 이상 축소한다. 이에 따라 임원 수는 59명에서 50명으로 줄어든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정유 사업부문에 비해 윤활유 사업부문과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규모와 인원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두 사업부문을 합쳐 수익성을 제고하고, 조직 효율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GS칼텍스는 비용 절감에 주력할 계획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주유소를 매각하고, 판관비 등 고정비를 절감하고 있다. 또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도 검토 중이다. GS칼텍스가 2012년 하반기 시행한 희망퇴직 인원은 80여 명이었다.

에쓰오일은 최근 홍보와 대관 업무를 통폐합하고, 영업전략기획 부문과 고객개발 부문 등을 합쳤다. 이러한 업무 조정 과정에서 임원 수가 10여 명 줄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유 부문에 치우친 사업 구조 때문에 정유 업황 침체에 따른 타격이 크다"며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사업부문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화학 부문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2019년까지 3953억원을 투자해 '석유화학기술센터'를 세워 석유화학 소재를 연구·개발한다. 또 울산에 석유화학 시설 신설 및 증설에 수조원을 투자한다. 어떤 석유화학 소재를 생산할지는 검토 중이다. 내부에서는 대규모 투자로 그만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부지를 매입해놓은 상태"라며 "어떤 석유화학 소재를 생산할지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정유산업은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신성장 사업에 투자를 하면, 수익을 거두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 전까지는 기존 사업 부문에서 수익이 창출돼야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데, 요즘처럼 정유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투자를 해도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3.8% 감소한 2524억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3% 감소한 1399억원으로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영업이익이 98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9.8%를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정유 부문에서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 약 3460억 증가한 350억원을 기록, 정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냈다. GS칼텍스는 6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 522억원을 기록,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정유 3사 모두 전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고, 윤활유 부문에서는 정유 3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김창진 taik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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