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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MVP 문태영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4.04.11 0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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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모비스의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제패에 큰 힘을 보탠 문태영(36)이 뜨거운 맞대결을 펼친 형 문태종(39·창원 LG)을 향해 "미안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울산 모비스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79-76으로 승리, 4승2패로 LG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6경기에서 평균 22.2득점 8리바운드 1.7어시스트 2.2스틸을 기록하며 펄펄 날아다닌 문태영은 기자단 투표 총 81표 가운데 73표를 획득해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문태영은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을 확정지은 6차전에서도 문태영은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개인파울 5개로 퇴장당하기 전까지 25득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문태영은 "어떤 단어로 기분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환상적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모비스에 좋은 결과를 얻어다주고 우승 트로피를 안겨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문태영은 우승과 동시에 MVP까지 거머쥐면서 형 문태종과의 맞대결에서도 미소를 지었다. 문태영과 문태종은 양 팀의 해결사로 활약하며 챔피언결정전에서 뜨거운 형제 대결을 선보였다.

모비스의 유재학(51) 감독은 "문태영이 형을 의식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문태영은 "거칠게 플레이를 하면 형이 농구를 할 때 많이 지치지 않을까 생각해서 더 거칠게 플레이했다"며 "형이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형은 훌륭한 농구선수다. 그래서 버겁게 하려고 했다. 신경쓰지 않으면 형이 쉽게 득점하기에 신경이 쓰였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후 세러모니를 하느라 형을 만나지는 못했다는 문태영은 인터뷰를 통해 형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달했다.

문태영은 "너무 존경하는 형이다. 챔피언 반지를 빼앗아 미안한 마음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우승해 미안하다"며 "언제나 존경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문태영은 "다음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형과 만나고 싶지 않다. 정신적으로 힘들 것 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경기 종료 3분26초 전 파울트러블에 걸린 문태영은 결국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5번째 개인파울을 범해 퇴장당했다. 모비스 입장에서는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5번째 파울이 선언된 후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인 문태영은 남아있는 선수들을 독려하고 코트를 떠나 나머지 1분 동안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문태영은 "파울을 굳이 안했어도 되는데 어처구니 없는 파울이어서 속상했다"며 "나가기 전에 우리가 승산이 있고, 괜찮으니 끝까지 버텨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양동근이 '형, 나를 믿어'라고 해서 안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벤치에 있을 때 1분은 정말 긴장됐다.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1분 동안 모비스만의 수비 농구를 잘 보여줬다. 마지막 버저비터 울렸을 때 기뻤다"고 되돌아봤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문태영은 "다음 시즌에도 늘 해온 것처럼 승리하기 위한 농구를 하고 싶다. 꾸준함을 유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