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된 괴물' 레오(24·삼성화재)가 남자 프로배구 2시즌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34·IBK기업은행)는 프로배구 10년 사상 세터 출신으로는 남녀 통틀어 최초로 MVP가 됐다.
레오와 이효희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3~2014 V-리그 시상식에서 남녀 정규리그 MVP로 각각 선정됐다.
삼성화재 입단 첫 해인 지난 시즌 MVP에 선정됐던 레오는 2시즌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28표 가운데 26표를 휩쓸었다. 유광우(29·삼성화재)는 2표를 받았다.
프로출범 이후 2시즌 연속 MVP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조 괴물' 가빈 슈미트(28·캐나다)도 2009~2010시즌 1회 수상에 그쳤다. 2회 연속 MVP에 도전했던 가빈은 다음 시즌 김학민(대한항공)에게 영광을 내줬다.
여자부는 김연경이 2005~2006시즌부터 3시즌 연속 MVP를 수상한 바 있다.
레오는 "가족과 함께 이 영광을 누렸으면 좋겠다. 4살된 큰 아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기쁘다. 같이 고생한 선수들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최다관왕 등극에는 실패했다. 지난 2009~2010시즌 삼성화재의 가빈이 세운 4관왕(MVP·득점상·공격상·서브상)의 기록은 뛰어넘지 못했다.
정규리그 동안 세트당 0.364개(2위)의 서브를 기록했던 레오는 이 부문에서 대한항공의 마이클(세트당 0.463개)에게 뒤진 2위에 그쳐 4관왕은 달성하지 못해다.
레오는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 1위(1084점)·공격종합 1위(58.57%)·오픈 1위(57.36%)·퀵오픈 1위(70.73%)·시간차 1위(74.16%) 등 10개 공격지표 중 5개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활약을 앞세워 공격상에 득점상까지 거머쥔 레오는 3관왕에 등극했다. 삼성화재의 챔피언결정전 7연패를 앞세워 챔프전 MVP도 레오 차지였음은 물론이다.
이미 수상자가 드러난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 MVP는 비교적 박빙으로 흘렀다.
IBK기업은행의 이효희는 총 28표 중 15표를 받아 같은 팀의 김희진(8표)를 비롯해 양효진(3표·현대건설)·베띠(GS칼텍스)·카리나(IBK기업은행·이상 1표)를 각각 따돌렸다.
프로배구 10년 사상 세터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것은 이효희가 최초다. 프로 원년인 2005년에 당시 현대건설 소속이던 정대영이 센터로 MVP를 수상한 이후 9년 간 MVP는 공격수의 몫이었다.
이효희는 "은퇴 후 저를 불러준 IBK기업은행과 이정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까칠한 언니를 믿고 따라 준 후배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운동하면서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하지 못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나이가 있어서 언제까지 운동할 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생애 한 번밖에 받을 수 없어 더없이 값진 신인선수상의 영광은 외국인 선수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 전광인(한국전력)과 도로공사의 인기몰이에 앞장 선 고예림에게 각각 돌아갔다.
전광인은 총 28표 중 21표를 받아 러시앤캐시의 송명근(4표)·이민규(3표)를 제쳤다. 고예림은 28표 가운데 27표의 몰표를 받아 인기를 실감케 했다. 1명은 기권했다. 이들에게는 각각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전광인은 "생애 한 번밖에 없는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올해 팀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항상 한국전력 선수들은 코트에서 열심히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고예림은 "정말 감사드린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남자부 공격상과 득점상은 모두 삼성화재의 레오 차지였다. 레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58.57%의 공격성공률로 총1084점을 쏟아냈다.
여자부 공격상은 평균 51.38%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양효진(현대건설)이, 득점상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009득점을 낸 KGC인삼공사의 조이스가 각각 받았다.
남녀 최고의 서버에는 대한항공 마이클(세트당 0.463개)·KGC인삼공사 백목화(0.461개)가 이름을 올렸다.
유광우(삼성화재)와 염혜선(현대건설)은 각각 대한민국 최고의 남녀 세터로 인정받았다.
예년과 달리 수비력이 떨어진 삼성화재에서 택배 토스를 선보이며 레오의 공격에 파괴력을 더한 유광우는 세터상을 3년 연속 놓치지 않았다. 염혜선은 4년 연속 이 부문 타이틀을 석권했다.
최고의 '거미손'을 가리는 블로킹상에는 신영석(우리카드)과 양효진(현대건설)이 어김없이 수상자로 꼽혔다. 신영석은 3년 연속, 양효진은 5년 연속 최고의 '거미손'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살림꾼' 곽승석은 리베로를 제치고 수비상을 받았다. 페어플레이상 수상에 이어 2관왕이다. KGC인삼공사의 임명옥은 2010~2011시즌 이후 3년 만에 수비상 타이틀을 탈환했다.
기량발전상은 최홍석(우리카드)과 IBK기업은행의 채선아가 받았다.
공격수 최초로 수비 5000개를 달성한 한송이(GS칼텍스)와 통산 1호 서브 300개를 성공시킨 황연주(현대건설), 통산 첫 번째 블로킹 600개 고지를 넘은 양효진(현대건설)도 기록을 기념해 기준기록상을 수상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권영민은 지난해 팀 동료 최태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세트 1만개를 기록해 수상했고, 블로킹 500개를 돌파한 하현용(LIG손해보험·5호)과 하경민(한국전력·6호)도 상을 받았다.
감독상에는 남녀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과 GS칼텍스의 이선구 감독이 수상했다.
◇NH농협 2013~2014 V-리그 시상식 수상자 명단
▲ MVP- 레오(삼성화재), 이효희(IBK기업은행)
▲ 신인상- 전광인(한국전력), 고예림(도로공사)
▲ 득점상- 레오(삼성화재), 조이스(KGC인삼공사)
▲ 공격상- 레오(삼성화재), 양효진(현대건설)
▲ 세터상- 유광우(삼성화재), 염혜선(현대건설)
▲ 수비상- 곽승석(대한항공), 임명옥(KGC인삼공사)
▲ 블로킹상- 신영석(우리카드), 양효진(현대건설)
▲ 서브상- 마이클(대한항공), 백목화(KGC인삼공사)
▲ 우승감독상- 신치용(삼성화재), 이선구(GS칼텍스)
▲ 공로상- 김광호 KOVO 상벌위원장, KBS 김민철 PD
▲ 기량발전상 - 최홍석(우리카드), 채선아(IBK기업은행)
▲ 페어플레이상 - 곽승석(대한항공), 김혜진(흥국생명)
▲ KOVO 마케팅상 - 현대캐피탈, GS칼텍스
▲ 특별상 - 러시앤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