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월에 자궁적출수술를 받았고, 같은해 초음파검사실에서 의사와 단둘이 있는 상태에서 유방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검사 과정에서 종양의 악성 유무와 수술 필요성에 대해 묻자 의사는 "아래도 수술한 사람이 위도 하고 싶냐"고 해 불쾌감을 느꼈다. 또 진료와 상관없는 질문에 답하지 않자 의사가 "너무 황홀해서 그러시냐"고 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2. 장미색 발진으로 한의원 진료 도중 한의원 원장이 브래지어를 했으니 괜찮다면서 가슴 부분을 살펴보더니 바지를 벗으라고 강요해 바지를 벗자 팬티 안을 들춰보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했다.
7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진료 과정의 성희롱 예방 기준 실태조사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의료기관을 이용한 19~59세 성인 여성 1000명 중 118명(11.8%)이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한 여성들에게 구체적인 사례를 질문한 결과 총 255건(중복응답)의 성희롱 사례가 집계됐다.
가장 많이 불쾌감을 느낀 사례로는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공간에서 검사를 위해 옷을 벗거나 갈아입은 것(46건)'으로 드러났다.
이어 ▲외모나 신체 등에 대한 성적인 표현(30건) ▲진료와 관계없는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성생활 및 성경험에 대한 질문(25건) ▲진료와 관계없는 신체 접촉(23건) ▲성생활 및 성적취향에 대한 불필요한 언급(23건) 등이 뒤따랐다.
불쾌감을 느낀 진료과목과 진료기관 중에서는 내과가 51%로 가장 높았고, 산부인과(45.8%)와 정형외과(24.6%), 한의원(21.2%), 치과(20.3%) 등이 뒤를 이었다.
의료기관 규모별로는 병원급(51.7%), 의원급(50.8%), 종합병원급(24.6%), 상급종합병원급(11.9%) 순으로 성적 수치심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성희롱 경험은 형사처벌이 가능한 성폭력에서부터 성적 농담이나 신체 노출과 같은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으며, 다양한 진료과목에서 여성 의료진을 포함한 전 연령대의 의료진에 의해 발생하고 있었다.
특히 응답자 대부분은 성적 수치심을 느꼈음에도 진료 과정의 일부로 생각하거나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62건)'는 응답이 많았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진료과정에서 성희롱과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매우 낮았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교육 경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은 "의료진에 대한 적절한 교육 방안을 마련하고, 진료과정에서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기준을 정립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성희롱의 발생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