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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 뮤지컬 스타된 개그맨 … 단독공연 '드리머'

연예뉴스팀 기자  2014.02.28 09: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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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정성화(39)는 뮤지컬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94년 SBS 개그맨 출신으로 2004년 '아이 러브 유'를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다. 푸근한 인상과 함께 뛰어난 가창력·개성으로 스타성을 인정 받았다. '스팸어랏' '맨오브라만차' '영웅' '라카지' '레 미제라블' 등 화제작에 잇따라 출연하며 뮤지컬스타로 거듭났다. 

3월15일 오후 3·7시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펼치는 정성화의 첫 단독 공연 '정성화 위드 프렌즈 콘서트 드리머(Dream.er)'의 타이틀은 그래서 그에게 안성맞춤이다. 

'셸부르 40주년 콘서트', 가수 더원 등의 콘서트를 지휘한 송마야 감독은 정성화를 보고 있노라면 "꿈을 꾸는 사람 같다"고 한다. 송 감독은 이번 콘서트를 정성화에게 제안한 주인공이다. 

뮤지컬배우로 경력을 시작한 지 10년, 데뷔로는 20년 만에 첫 콘서트다. 단독 콘서트는 뮤지컬배우에게 이례적이다. 여성 팬이 두터운 뮤지컬스타 홍광호(32)가 앞서 지난해 연 것이 전부다. 

정성화는 "영광스럽죠"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처음에 제의가 왔을 때는 거절했어요. 제가 콘서트를 열 만한 사람이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부를 수 있는 곡들이 꽤 많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꿈을 꾸는 사람들과 그 꿈에 대한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낸다. 정성화가 개그맨에서 배우, 그리고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과정을 담는다. "꿈이라는 대명제를 가지고 제 나름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최대한 말을 많이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변형된 뮤지컬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연이다. 쇼뮤지컬에는 출연하지 않았던 정성화가 '그리스'의 '대니' 역을 맡아 댄스 실력을 선보인다. 정성화의 가창력을 새삼 입증한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들려준 이문세(55)의 '빗속에서'를 비롯해 조용필(64)의 '꿈' 등 평소 즐겨 부르는 가요와 팝도 부른다. 

콘서트 타이틀에 '프렌즈'가 들어간 만큼 절친한 뮤지컬배우들도 나온다. 김선영(30), 박은태(33)가 부산끼지 흔쾌히 오기로 했다. 

지난해는 정성화에게 잊지 못할 한해다. 1년 동안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으로 산 그는 '한국뮤지컬대상'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같은해 말에는 티켓예매 사이트 인터파크INT가 2013년 최고의 티켓파워를 보여준 배우와 작품을 가리는 '제9회 골든티켓어워즈'에서 옥주현(34)과 뮤지컬 부문의 인물로 선정됐다.

"'레미제라블' 공연은 마치 1년간 유학생활한 느낌이에요. 레슨을 받아가며 나름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체력이 달리고, 목이 계속 쉬다 보니 힘들었죠. 그런데 공부가 참 많이 됐어요. 배우가 항상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거든요. 장기 공연을 하면서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배웠죠."

'레미제라블'이 끝나자마자 휴식 기간 없이 출연한 '맨오브라만차'도 그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2007년 산초 역을 제의 받았지만 오디션에서 돈키호테 역에 지원, 뮤지컬스타 조승우(34)와 더블캐스팅됐다. 정성화를 개그맨으로 인지하고 있는 관객들이 많았던 당시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년 동안 한 캐릭터를 맡으면, 거기에 특화된 사람이 돼요. 다소 굳어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데 '맨오브라만차'가 힘을 빼줬죠. 또 '맨오브라만차'가 이상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뮤지컬이잖아요. (우리나라 나이로) 불혹이 되다 보니 고민이 많이 생겼어요. 지난해 상도 많이 받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도 들고. '맨오브라만차'로 정신무장을 하는 계기가 됐어요."

이제 개그맨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뗐다. 지독한 연습 벌레로 알려진 정성화는 "저 나름대로 그것(개그맨 출신)으로 채찍질하고 추진력이 생기는 동기도 됐죠"라며 웃었다. "편견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세상에는 아직 저를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아요. 70% 이상이죠. 더 많이 노력을 해야 합니다."

김남길(33) 손예진(32) 주연의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상반기 개봉 예정)에도 출연한 그는 "영화 쪽에서는 아직 신인이니 다양한 역을 맡아 배우고 싶다"고 바랐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다. "무대에서 보여드렸던 절제된 모습보다는 편안하고 다소 풀어진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그렇게 관객들과 더 소통하고 싶어요. 재미있었다가 아닌 '정말' 재미있었다는 말도 듣고 싶고…. 하하하. 개인적으로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더 자신감도 얻었으면 해요."

정성화가 예전 트위터에 '배우가 무조건 날씬해야 하나요'라고 적은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우는 여러 인생을 통해서 감동 또는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배우 역시 다양하게 존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배우의 몸이 각이 질 필요는 없다는 거죠. 모든 배우의 개성은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한편, 이번 콘서트는 뮤지컬 '영웅'의 오상준 작곡가가 음악감독을 맡는다. 10인 앙상블팀 '더 뮤즈'도 힘을 싣는다. 정성화는 부산 공연 후 서울을 비롯한 전국투어를 돌 예정이다. 1990년대 후반을 풍미한 그룹 'SES' 출신 바다(34·최성희)와 함께 하는 듀엣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드리머'를 브랜드화는 장기계획도 구상 중이다. SW엔터테인먼트·피시지커뮤니케이션즈. 031-239-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