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기자 2021.06.04 12:00:16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쿠팡이 일본에서 배달 서비스 테스트에 나서면서 그동안 강점으로 내세운 '로켓배송'이 아닌 배달을 선택한 이유에 관심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부터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나카노부 지역에서 첫 서비스에 들어갔다. 배달하는 제품은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 국내와 유사하다. 다만 국내 로켓배송과 달리 근거리 배달 위주다. 배달의민족이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B마트'와 유사한 형태다. 쿠팡 관계자는 "일단 시범 운영 중"이라고 했다.
앞서 소프트뱅크 그룹은 손마사요시(孫正義·손정의) 회장이 쿠팡 서비스의 일본 도입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를 공식 부인했었다. 소프트뱅크는 쿠팡 최대 주주인 비전펀드를 갖고 있다.
일본 진출 보도가 나왔을 당시에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를 그대로 도입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쿠팡의 배송 시스템을 현지에 구축하려면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고, 일본이 아직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됐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에서도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쿠팡의 진출이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일본 현지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로켓배송 대신 초기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이미 유사한 방식의 쿠팡이츠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로 꼽힌다.
쿠팡은 일본에선 마이크로 풀필먼트 형태로 서비스를 하면서 사업 가능성을 살펴볼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도쿄 위주로 서비스를 한 이후 점차 범위를 넓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에선 우버의 '우버이츠', 딜리버리히어로의 '푸드팬더'가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공언해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고 자료에서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다"고 했고,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상장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아마존, 알리바바와 경쟁하겠다"고 했다.
쿠팡은 상장을 통해 5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하면서 국내 물류센터 조성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 진출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쿠팡은 현재 동남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3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우고 임직원 채용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