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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위조 논란이 핵심 쟁점

강신철 기자  2014.02.20 0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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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위조 의혹과 관련, 검찰이 진상조사에 착수하면서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중국 당국의 실제 발급 여부, 국정원의 입수 경위, 위조 의혹에 중점을 두고 진위를 가려내는데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진상조사결과를 토대로 위법사실이나 부적절한 비위가 드러날 경우 그 수위에 따라서 내부 감찰이나 수사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 발급, 입수 경위, 위조의혹' 핵심 쟁점

유우성(34·화교출신 탈북 공무원)씨의 북한·중국 출입경 기록을 놓고 변호인과 검찰이 서로 다른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 법정 안팎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만큼 증거자료의 출처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 측은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공안국 명의로, 검찰은 중국 허룽시 공안국 명의로 각각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발급받았다. 변호인 측은 허룽시 공안국이 출입국기록을 발급하는 공식 기관이 아닌 점과 지린성이 상급기관이란 점을 내세워 자료의 신빙성을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측과 검찰의 자료를 비교하면 양쪽 모두 5월23일 '출경'으로 기재돼있으나 5월27일부터 6월10일까지 검찰은 입경-출경-입경 순으로 기재된 반면, 변호인측은 입경-입경-입경으로 기재돼있다.

이와 관련, 변호인측은 시스템의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며 중국 삼합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사무소) 명의의 정황설명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자 검찰은 변호인이 제출한 정황설명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싼허변방검사참으로부터 전달받아 재판부에 제출했다.

문서 위조 의혹도 핵심 쟁점이다.

검찰은 변호인 측이 출입경기록의 위조 의혹을 제기하자 외교부, 중국 선양주재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출입경기록 발급사실확인서를 전달받아 재판부에 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발급확인서 뿐만 아니라 출입경기록까지 첨부된 상태로 전달받았으며 정상적인 외교루트를 밟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중국 정부측이 한국측 수사기관에 출입경기록을 발급한 것은 '사실'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고, 그럴 경우 발급 이후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료가 위조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검찰은 국정원을 통해 출입경기록을 넘겨받았다고 밝힌바 있다.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국정원 요원이나 영사관에 파견근무하는 국정원 직원이 출입경기록을 발급받은 뒤 재판에 유리한 내용으로 '위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국정원, 중국 정부 미묘한 입장차?

검찰은 '셀프조사' 논란을 의식한 듯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대검 강력부장 지휘하에 진상조사팀을 구성하고 사실관계 규명에 나섰다.

일단 현재로서는 증거자료를 수집, 제출한 국정원과 검찰이 가장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추후 사법처리까지 더해질 경우 만만찮은 부담과 후유증이 따르게 된다.

다만 겉으로만 놓고보면 검찰과 국정원이 궁지에 몰리는 양상이지만 두 기관의 속내는 다를 수 있다.

애초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출입경기록을 입수하기 위해 대검찰청, 외교부, 중국 선양주재 영사관을 통한 공식·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다. 나중에 중국 정부측이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지만 검찰 입장에서는 자료의 신뢰성을 갖추기 위해 나름 '노력'한 점을 내세워 위조 의혹과 선을 그을 수 있다.

설사 증거자료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검찰이 직접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위조증거에 대한 책임을 묻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검찰 입장에서는 국가기관의 공신력을 감안해 국정원이 제출한 증거자료에 대한 신빙성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검찰 입장에서는 진상조사를 통해 위기에서 빠져나갈 '출구'가 마련되는 것이다.

반면 중국 현지에서 자료를 입수한 국정원에는 책임의 화살이 돌아온다.

국정원이 정식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치 않고 '비선'으로 자료를 확보했거나, 자료의 원본을 조작했을 가능성, 원본과 같은 양식으로 문서 자체를 가공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수 있다.

지난 대선 직후 정치·선거개입 의혹으로 존폐론까지 거론됐던 국정원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으로 국면을 전환하는 반전을 시도했지만 1심 무죄에 이어 2심에선 위조증거 논란에 휩싸이면서 위기에 직면한 형국이다. 이 때문에 국정원이 검찰의 진상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간첩사건의 불똥이 튄 중국 정부도 입장이 난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이미 주중대사관을 통해 문서의 진위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낸 상태여서 검찰의 진상조사나 형사사법공조에 협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다만 중국 정부가 주중대사관을 통해 검찰이 제출한 3건의 문서에 대해 위조된 것이라고 공식 확인해줬지만, 외교부와 법무부가 정상적인 외교루트로 출입경기록발급확인서를 발급받았다고 주장하는 만큼 중국 당국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발급 경위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일찌감치 유씨의 출입경기록 발급 경위 등에 대해 진위 파악을 마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이 정보라인을 통해 '비선'으로 자료를 확보했거나, 중국내 하급 행정기관에 애초부터 위조한 자료를 요구해 넘겨받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만약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중대사관이 검찰측 자료에 대해 '위조 문서'라고 회신한 이면에는 자료의 구체적인 발급, 전달 경위가 외부로 알려지길 꺼리는 중국 정부의 속내가 담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중국 정부가 주중대사관을 통해 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요구하고 형사 책임까지 거론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즉 한국 정부에 대한 '경고'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