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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매몰작업 공무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 고통 호소

강신철 기자  2014.02.16 16: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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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닭·오리를 매몰 처분한 공무원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수차례 매몰작업에 동원됐던 공무원들은 잠을 설치거나 밥맛을 잃고 업무에도 제대로 적응하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이어진 매몰작업에 동원됐던 충북도·진천군·음성군 소속 공무원은 연인원 1740여 명.

이들의 손으로 땅에 묻거나 렌더링(열처리)한 닭·오리는 87만 마리(42농가)에 이르다.

설 하루 잠깐 쉰 후 거의 매일같이 계속된 매몰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4∼5번이나 참여한 직원도 적지 않다.

지난 14일 진천 닭 농장에서 진행된 매몰작업에 참여하고 돌아온 충북도 소속 사무관(5급) A씨는 "매몰작업에 처음 참여했는데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밥을 먹거나 잠을 잘 때마다 닭이 살려고 몸부림치는 지옥 같은 현장이 떠올라 괴롭다"고 말했다.

두 차례 매몰작업에 투입됐던 7급 주무관 B씨는 "두 번째 매몰작업에 나설 땐 솔직히 핑계 대고 도망가고 싶었다"며 "오리떼가 비명을 지르는 환청이 가끔 들려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매몰작업과 매몰현장 급식지원활동을 했던 진천군 소속 공무원 정모(41·사회복지 7급)씨는 격무 탓에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지난 13일 퇴근 후 주차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말을 제대로 못 할 만큼 심각한 처지가 됐다.

충북도와 정신건강서비스 기관이 이처럼 고통받는 공무원과 농민의 정신건강을 살피기로 했다.

도는 매몰작업에 나섰던 공무원과 주민에게 PTSD 증상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재난심리지원센터는 위험군을 선별하는 작업을 맡기로 했다.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와 진천군·음성군 정신건강증진센터는 교육·홍보를 담당한다.

도 관계자는 "증상이 심한 공무원과 주민은 병원치료를 병행하면서 집중 관리할 방침"이라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괴롭다면 전문가와 반드시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PTSD가 심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두통, 절망감, 집중력 저하, 악몽에 시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