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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집중]증치세 환급해 주는 중국, 중국산 일본산 철근의 뒤바뀐 처지

김승리 기자  2014.01.26 12: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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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일본산 철근 수입량이 중국산보다 2배가량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일본산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강에 한해 증치세(일종의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주는 중국의 세제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철근 47만톤 중 중국산이 30만톤으로 2009년 이후 중국산 수입량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9년에는 17만톤의 중국산이 수입됐지만 2011년과 2012년 각각 19만톤, 25만톤이 수입되며, 그 양이 꾸준히 증가했다.

수입된 철근 중 중국산 철근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4%에 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산 철근의 비중이 94%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9년 28%에 불과한 중국산 철근 비중이 2011년 43%, 2012년 49%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중국산 철근의 수입량이 증가하는 동안 일본산 철근의 수입량은 감소했다. 2009년과 2010년 일본산 철근은 각각 34만톤, 36만톤에 달했지만, 이후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7만톤이 수입됐다. 5년 새 수입량이 절반으로 떨어진 셈이다.

중국산과 일본산 철근의 수입량이 뒤바뀐 것은 일본 철강업계가 우리나라에 저가 덤핑을 시도해 수입량이 한 때 늘었지만, 이후 이를 계속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9년에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일본 철강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져 고정비 부담이 높아졌고, 일본 철강업계는 이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와 동남아 시장에 저가 덤핑을 시도했다. 이 때문에 당시 일본산 철근의 수입량이 증가했지만, 일본 철강업계는 전기료 상승 부담 등으로 저가 덤핑을 계속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일본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제강사들이 철근 가격을 높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저가 덤핑을 해도 중국의 저가 공세를 당해내기 힘들었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 저가 덤핑 시도는 제 살 깎아먹기였다"고 설명했다.

중국 철강업계가 저가 공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데는 중국 세제 정책의 영향이 컸다. 중국은 고부가가치 철강제품 개발을 권장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할 때 증치세 환급의 혜택을 주고 철근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할 때는 증치세를 환급해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철강업계는 철근에 미량의 붕소를 첨가하는 편법을 사용해 왔다. 붕소를 첨가한 철근은 보론강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특수강으로 분류돼 증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철강업계는 그만큼 저가로 우리나라에 철근을 수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업계가 편법을 쓰면, 중국 정부는 그만큼 세수 부족분이 발생한다"면서도 "그에 따른 뾰족한 대책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어 "중국 정부가 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중국 정부와 중국강철공업협회에 보론강 수입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조치를 촉구했지만, 아직까지 별 다른 변화가 없다"며 "정부와 철강협회는 지속적으로 중국 측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