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 9분. 나로호는 2단(상단)에서 나로과학위성을 분리시키면서 목표 궤도에 위성을 진입시켰다. 3년간 준비했던 나로호 발사의 성공으로 이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2012년 10월 26일과 11월 29일 발사 직전 두 차례나 멈췄던 터라 그날의 성공이 그 어느 때보다 값지고 뿌듯했다.
지난 23일 나로호 성공 1주년을 맞아 다시금 찾아간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로 발사체를 만들겠다는 직원들의 열기에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다.
나로호는 상단을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 하지만 액체 엔진이 장착된 하단 로켓은 러시아에서 그대로 들여왔다. 상하단 2개를 하나로 조립할 때도 러시아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군사적인 이유 등으로 고체 연료로 된 발사체에 대해서는 미국의 통제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가 발사체 개발에 탄력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현재 한국형발사체 각 3단의 제작 뿐 아니라 3단을 하나로 조립하는 기술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만들 계획이다. 이 발사체의 이름은 나로호2가 될지 새로운 이름을 붙일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공모를 통해 이름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총 1조9572억원을 들여 실시한다. 한국형 발사체와 액체엔진 설계 및 제작, 75톤급 액체엔진 개발 후 시험발사를 통한 성능 검증, 발사체 조립 후 지상 인증 후 한국형 발사체 발사 2회 수행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나로우주센터는 증축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형 발사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로호 때 보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한국형 발사체 엔진의 핵심 구성품인 연소기와 터보펌프의 시험 설비를 구축한다.
김승조 항공연 원장은 "실제 한국형 발사체의 로켓 3단은 경남 사천 본사 제2사업장 일부 공간에 만들어 진다"면서 "그 곳에서 로켓 조립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개발 한 후 로켓의 3단이 조립되면 6시간동안 배를 통해 고흥의 나로우주센터로 운반된다"고 전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로켓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로켓 발사의 핵심인 엔진 성능을 시험하는 공간이다. 현재 액체 연료를 강하게 내뿜어주는 터보펌프 시험장 공사는 90% 가까이 진행됐다. 그 액체 연료를 태워서 거대한 화염을 분출하게 될 연소기 시험장은 85% 정도 공사가 끝났다.
한영민 한공연 추진시험평가팀장은 "로켓이 발사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터보펌프에서 액체 연료를 압축시켜 고압으로 만들어 연소기를 통해 추진력을 얻는 것"이라면서 "이 곳에서 꾸준한 시험과 연구 개발을 통해 실제로 발사될 때의 실패율을 최소화 한다"고 전했다.
특히 연소기 시험장은 현재 구축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 시험설비 10종 중 가장 핵심적인 곳이다. 오는 4월 구축이 완료되면 7톤과 75톤급 액체엔진의 연소기와 터보펌프의 성능 시험에 들어간다. 7톤급 엔진은 가장 상단에 있는 3단에 탑재되고 2단에는 75톤급 액체 엔진 1기, 맨 하단에 1단에는 75톤급 액체엔진이 묶음 방식으로 4기가 들어간다.
연소기는 약 200회 터보펌프는 150회의 시험을 수행해 성능을 검토한다. 특히 이번에 구축하는 시험장은 방음과 열 차단 등의 부분에서는 해외 다른 곳보다 탁월하다. 덕트를 통한 소음저감장치와 물분사 장치 등을 통해 연소기에서 나오는 가스의 열과 소음을 최소화 해 주민들의 피해를 줄인다.
시험장의 벽두께도 기존 설비장보다 두껍게 만들어 향후 150톤급 엔진에서도 시험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완공되는 2종을 포함한 시험설비 5종이 구축이 완료되며 이미 구축된 1종을 포함하면 올해 안으로 총 6종이 구축 완료된다.
이번 한국형발사체 개발과 발사가 성공하면 관측 위성을 우주 항공에 띄울 수 있게 된다. 이후 2030년까지 중궤도와 정지궤도 발사체를 개발하게 되고 2040년까지 대형정지궤도 발사체를 만들게 된다. 점점 화력이 좋은 발사체를 개발해 더 높은 상공에 더 효용가치가 높은 위성을 띄우게 되는 것이다.
김승조 항공연 원장은 "정부 예산이 4123억원이 증액돼 당초 2022년 7월 발사 예정이었던 한국형발사체가 2021년 3월로 기간이 당겨졌다"면서 "국내 우수한 연구 인력들이 더욱 발사체 개발에 박차를 가해 좀 더 빠른 시간에 발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