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남긴 차명 주식을 둘러싼 장남 이맹희씨와 동생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상속 소송은 결국 다음달 6일 법원의 선고로 승패가 갈리게 됐다.
상속 소송의 원고인 이맹희씨는14일 진행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에버랜드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는 동시에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 청구금액은 대폭 상향 조정, 엇갈리는 시그널을 보냈다.
이맹희씨 측 변호인은 에버랜드 소송 취하와 관련, "이번 소송으로 삼성가 장남인 이맹희씨가 노욕(老慾)을 부린다는 오해를 받게 됐다"며 "삼성그룹을 뺏으려는 의도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맹희씨 측은 이건희 회장에 대한 청구는 그대로 유지하고, 청구금액 역시 지난 2월(96억원) 수준에서 대폭 늘어난 총 9400여억원 수준으로 확정, 지금으로썬 양측간 극적 화해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이건희 회장 측은 "이 사건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라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 측 소송 대리인인 윤제윤 변호사는 "에버랜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애초부터 법리적으로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진정성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며 "화해는 당사자들이 심사숙고할 문제이지만 (선고 이전에 상황이) 크게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쌍방의 진정성이 확인되면 판결 이후라도 가족차원에서 화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일부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편 이번 '상속 다툼'은 이맹희씨가 고 이병철 회장이 생전 제3자 명의로 신탁해둔 주식(차명주식)을 이건희 회장이 몰래 자신의 명의로 변경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이맹희씨는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824만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등 총 7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이후 차녀인 이숙희씨 등이 소송에 참여하며 소송가액은 4조원대로 불어났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이맹희 씨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고, 이에 원고 측은 소송가액을 96억원으로 낮추면서 2심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이맹희씨 측은 지난해 9월 증거 자료 등을 보강해 청구금액을 다시 1400억원으로 늘렸고, 공판 과정을 거치며 최종 청구금액은 9400억여원으로 결정됐다.
아울러 이번 소송은 삼성가(家) 형제들이 선친의 상속 문제를 놓고 막말까지 서슴치 않는 등 원색적인 비판을 일삼아 세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맹희씨는 "건희는 현재까지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며 "한 푼도 안주겠다는, 그런 탐욕이 이 소송을 초래한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에 맞서 이건희 회장은 "(이맹희 씨는) 자기 입으로는 장손이다, 장남이다 이러지만 나를 포함해서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이 사람이 제사에 나와서 제사 지내는 꼴을 못 봤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또 "이맹희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다. 날 쳐다보지도,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고 지금도 아마 그럴거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이들에 대한 최종 선고는 다음달 6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