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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빛낼 CEO]'황의 귀환'…황창규 회장, KT 재도약 신호탄 쏠까

김승리 기자  2014.01.02 09: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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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잘 못자고 있다."

황창규 KT 신임회장 내정자가 지난해 12월18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눈 첫마디다.

40여명의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KT 회장직에 오르며 '황의 귀환'을 알린 그에게서 기자들은 좀 더 밝은 대답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20여 년간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며 숱한 어려움을 넘긴 그에게도 KT 수장의 자리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한 번에 몰려오는 자리였던 것이다.

실제로 KT는 국내 재계 순위 11위(공기업 제외)로 자산규모 34조8000억원에 계열사만 54개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23조원, 계열사 임직원을 모두 합치면 6만여 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이다. 삼성에서 부회장 승진의 꿈을 이루지 못한 황 내정자에게 KT는 또 다른 도전이자 기회다.

특히 KT뿐 아니라 통신업계에서도 황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와 관심은 여느 때보다 크다.

전 정보통신부 차관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등 ICT 업계의 굵직한 인물들을 제치고 전혀 다른 분야인 반도체 업계에서 넘어온 그가 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의 가장 큰 과제는 내외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T를 정상화 시킬 수 있을 지다. 현재 KT는 이석채 전 회장이 비리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벌이면서 조직 내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전 회장의 낙하산 인사들로 인해 KT에는 '올레' 인사와 '원래' 인사가 생기면서 임직원간의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통신 시장이 LTE(롱텀에볼루션)으로 넘어오면서 시장 대응이 늦어 경쟁사에 밀려 매출과 영업이익도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 내정자는 KT의 조직을 바로 세우고 경쟁력을 회복시켜 KT가 다시금 통신업계의 맏형으로써의 역할을 해내야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황 내정자가 기존 상식을 깨는 '신성장이론'을 찾아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집적도(용량)가 1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처럼 '탈통신'을 넘어 '융합통신'으로 1년마다 2배씩 성장을 이끄는 이론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이를 위해 53개 계열사의 유무선 통신·방송·콘텐츠·인터넷·금융·부동산 등을 연계하는 융합비즈니스를 선보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그간 미뤄왔던 글로벌 사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KT는 르완다 등 아프리카 대륙에 ICT 환경을 개척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렸으나 이석채 전 회장의 검찰 조사와 사임으로 인해 주춤한 상태다.

황 내정자는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 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사업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의 '인사코드'도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다. 임직원 승진이나 채용에 철저한 능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내세우는 삼성의 DNA를 KT에도 적용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황 내정자는 KT 임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 "외부로부터의 인사청탁을 근절해야 한다"며 "인사청탁이 있을 경우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황창규 내정자의 좌우명은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길이 생기고 살 길을 먼저 생각하면 죽는다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어록이다.

그가 앞으로 KT의 산적한 난제를 헤치고 재도약을 이끌어 통신판 '황의 법칙'을 만들 수 있을지, 강력한 추진력으로 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투명한 인사를 통해 KT를 바로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