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정상의 자리에 있었다고 말씀해주신 건 너무 과찬입니다. 물론 기분이 좋은 일이지만, 꾸준히 활동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한류듀오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27)와 최강창민(25)은 26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SM타운 위크 TVXQ-타임 슬립' 기자회견에서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동방신기는 2003년 12월26일 SBS TV 송년특집 '보아 & 브리트니 스페셜'에서 처음 얼굴을 알렸다. 이듬해 1월14일 데뷔 싱글 '허그'를 발표했다. 이후 '풍선' '라이징 선' '주문' 등의 히트곡들로 한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의 초석을 다졌다.
5인 그룹에서 'JYJ'(김재중·박유천·김준수) 멤버들이 떨어져 나가 2인으로 재편된 뒤에도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일본에서 해외 가수 처음으로 7만5000명 규모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열고, 단일 투어로 85만명을 끌어모아 한국 가수 사상 최다 청중 기록을 세웠다. 미국과 칠레,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월드 투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감회가 색다르네요. 너무 좋은 부분도 있지만, 긴장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유노윤호), "오늘 데뷔 10년째 되는 날인데 많은 분들께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 감사해요.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뜻깊은 날이죠. 아침부터,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최강창민)
10년 동안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변 사람들이다. "먼저 팬들, 그리고 등 뒤에서 도와주신 스태프, 창민이도 잘 따라와줬고. 박자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정말 저희 팀 같은 경우는 화기애애한데,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1년4개월 만인 내년 1월6일 정규 7집 '텐스(TENSE)'를 내놓는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캐치 미(Catch Me)' 이후 처음으로 데뷔 10주년 기념을 겸한다.
"동방신기가 이때까지 보여드리지 않은 장르를 많이 보여드리려고 해요. 크게 한 가지로 줄이자면 빅밴드의 콘셉트입니다. 밴드스럽게 풀 수 있는 음악을 들려드릴 것 같아요."(유노윤호)
앨범 타이틀 '텐스'는 10주년을 뜻하는 '10th 애니버서리' 중 10th'와 발음이 유사하다. '긴장된, 신경이 날카로운'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데뷔한 지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무대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동방신기'라는 의미도 담았다. "저희는 항상 날이 서 있어요. 1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인데 다시 한번 긴장해서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취지를 녹였어요."(최강창민)
무엇보다 밝은 곡들이 많이 포함된다. 유노윤호는 "차 속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이라면서 "'캐치미'까지는 멋있는 곡들을 주로 선보였죠. 언제가는 다른 장르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약속을 지킨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에서 첫 공개되는 신곡 '항상 곁에 있을게'에 대해서는 "작년에 한국에서 오랜만에 콘서트를 열 때 팬들이 '할상 곁에 있을게'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계셨어요. 감동을 받았는데, 작곡가님도 그 자리에 계셨나봐요. 팬들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그간 화려한 퍼포먼스에 주력한 콘서트를 했다면, 이날 공연은 팬과 교감할 수 있는 자리로 꾸민다. 유노윤호는 "개인기를 보여드릴 것 같아요. 그간 볼 수 없던 창민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저는 자작곡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라고 귀띔했다. 유노윤호는 자신이 만든 '산타 레볼루션', 최강창민은 듀오 '노라조'의 '야생마'를 선보인다.
시간여행을 뜻하는 '타임슬립'을 콘서트 타이틀로 내세운 것에 대해 최강창민은 "팬 여러분들께 향수를 전해드렸으면 했어요"라면서 "과거의 동방신기부터 지금까지 부른 곡들을 모아서 들려드려요"라고 설명했다.
10주년인 만큼 서로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다. "남자들끼리 얼굴을 마주보고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쑥쓰럽죠. 하하하. 창민이를 보고 있으면, 멤버구나라는 것을 느껴요. 스타일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옆에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듬직하죠. 끝가지 함께 할 수 있다는 신뢰,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유노윤호),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옆에 있어줘 얼마나 든든한 지 몰라요. 참 고맙죠. 앞으로도 티격태격하겠지만, 지겹게 오래도록 해먹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하하하."(최강창민)
앨범 수록곡과 콘서트 트랙까지 합치면 그동안 약 1000곡을 불렀다. 유노윤호는 "매번 쉽게 지나치지 않았고, 지난 추억들이 우리를 만든 것이라 가장 좋아하는 한 곡을 뽑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그래서 "무대 위에 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최강창민은 데뷔곡 '허그'를 가장 기억나는 곡으로 꼽았다. "아무래도 저희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곡이니까요. 어머니 같은 곡이라 할까요. 10주년을 기념해서 내는 '섬싱'이라는 곡도 '허그'에 뒤지지 않은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어요."
2010년 8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 'SM타운'에서 두명으로서는 처음으로 동방신기라는 이름을 내걸고 무대에 오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주 멀리서 와이어를 타고 본 무대에까지 날아왔는데 사람이 이렇게까지 긴장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서로 두 손 꼭 잡은 수줍은 기억이 있네요.'
이날 콘서트 막바지에 '허그'를 부른다. "제가 오랜만에 교복을 입어요. '엑소' 후배들도 교복을 입으면서 사랑을 받았는데, 저희도 10년 만에 교복을 입습니다. 설레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유노윤호), "연습을 했는데, 오랜만에 부르는 '허그'가 가장 어색하더라고요. 서른에 목전을 둔 형이 '하루만 니 방의 침대가 되고 싶다'고 노래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설레이기도 하네요."
한류그룹인만큼 아시아 전역에서 이날 콘서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타이완 타이베이의 번화가에 설치된 대형 영상판에는 현지팬들이 동방신기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는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자주 뵙지는 못하는데 꾸준히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죠. 가끔씩 보는데 사랑을 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톱 그룹의 위상을 누리고 있는 일본에서는 무엇보다 주목 대상이다. "저희가 아무래도 일본에서 오래 활동을 했는데 닛산스타디움과 같은 큰 공연장에서 공연한 것은 영광이죠. 일본에서도 곧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릴 것 같아요."(유노윤호)
지금 인기를 보면, 당연히 장수할 것으로 보인다. 데뷔 20주년에는 어떤 모습일까. "꾸준히 활동은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조용필, 인순이, 태진아 선생님처럼 오래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러워요. 장르는 바뀔 수 있지만, 저희들도 더욱더 즐기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개개인으로도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릴 것 같고요 . 개인적으로 마흔 안에는 결혼을 했으면 좋겠어요. 상황에 굴하지 않고 '동방신기'하면 최고의 쇼, 좋은 퍼포먼스, 인간적으로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데뷔 20주년을 맞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유노윤호)
동방신기는 이날 콘서트에서 2시간30분동안 25곡을 들려준다. 총 1만명이 운집했다. 27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 모두 2만명을 모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