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와 꼴찌의 맞대결이라고 보기엔 믿기 어려운 접전이었다. '디펜딩챔피언' 삼성화재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성화재는 2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3-2(25-21 14-25 17-25 25-21 15-13) 역전승을 거뒀다.
리시브 난조 속에 경기 내내 고전한 삼성화재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연승 행진을 5경기로 늘렸다. 11승2패(승점 31)로 2위 현대캐피탈(9승4패·승점 27)과의 승점차를 4점으로 늘렸다.
레오가 초반 부진을 딛고 36점(공격성공률 49.23%)으로 제 몫을 한 가운데 박철우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김명진이 9점으로 힘을 보탰다.
올해 첫 발을 뗀 러시앤캐시는 8연패 이후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으로 명승부를 연출했다.
2승11패(승점 9)로 여전히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선두 삼성화재를 끝까지 괴롭히면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2200명 홈 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바로티(26점)를 필두로 송명근(22점) 등 4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1세트까지만 해도 이변은 없는 듯 했다. 상대의 강서브에 흔들리던 삼성화재는 18-18에서 고희진의 속공과 레오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잡았다. 레오는 19-18에서 바로티의 오픈 공격을 세 차례 연속 떨어뜨리며 공격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레오는 1세트에서만 10점(블로킹 4개)을 올렸다.
2세트는 정반대의 양상을 띠었다. 러시앤캐시는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조금씩 분위기를 가져왔다.
9-7에서는 레오의 후위 공격을 송명근이 어렵게 걷어 올리자 바로티가 엔드 라인을 겨냥한 재치있는 공격으로 연결시키는 견고함을 과시했다.
상승세를 탄 러시앤캐시는 삼성화재를 무섭게 몰아붙였다. 13-8로 달아난 러시앤캐시는 바로티와 송명근의 측면 공격과 상대 범실에 편승해 22-12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신치용 감독은 레오를 빼며 다음 세트를 대비해야 했다.
러시앤캐시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송명근이 해결사로 나섰다. 송명근은 3세트 5점, 공격성공률 80%로 삼성화재 코트를 맹폭했다. 송명근은 20-16에서 고현우를 향하는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쐐기를 박았다. 러시앤캐시는 3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날 삼성화재가 아니었다. 삼성화재는 4세트 초반부터 3~4점차 리드를 잡고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막판 송명근에게 연거푸 점수를 헌납해 20-19까지 쫓겼지만 레오를 앞세워 승부를 5세트로 돌렸다.
승리로 가는 길은 마지막까지 순탄치 않았다. 삼성화재는 7-7에서 바로티에게 시간차를 내준데 이어 레오의 후위 공격이 송희채의 블로킹에 잡히면서 7-9로 뒤졌다. 여기에 바로티에게 오픈 공격까지 얻어맞고 벼랑끝에 몰렸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상대가 범실을 쏟아내는 사이 13-13까지 따라 붙으며 불씨를 되살렸다.
희비는 외국인 선수들의 한 방에서 갈렸다. 삼성화재는 13-13에서 레오가 오픈 공격을 득점으로 만든 반면 러시앤캐시는 바로티의 마지막 공격이 라인을 크게 벗어나면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이어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GS칼텍스를 3-0(25-22 25-17 27-25)으로 물리쳤다.
IBK기업은행은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가장 먼저 10승(2패·승점 29) 고지에 선착,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카리나(28점)와 김희진(9점)은 팀 공격을 이끌어 완승에 기여했다. 특히 카리나는 시종일관 안정된 공격력을 뽐내며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반면 최근 2연승을 달렸던 GS칼텍스는 베띠(26점)와 이소영(11점)이 분전했지만 30%대에 저조한 팀 공격성공률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7승5패(승점 20)로 2위에 머물렀다.
1세트에서 양 팀은 시소게임을 펼쳤다. 카리나와 베띠의 폭격이 불을 뿜으면서 접전을 거듭했다. 세트 후반에 가서야 승부가 갈렸다. 19-20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카리나의 연속 스파이크가 작렬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23-22에서는 유희옥의 오픈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상대 공격 범실에 편승해 기선을 제압했다.
IBK기업은행은 2세트에서 13-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카리나의 블로킹과 유희옥의 오픈공격에 이어 채선아의 서브에이스가 작렬하면서 점수차를 벌렸다. 결국 2세트마저 제압해 승세를 굳혔다.
승기를 잡은 IBK기업은행은 3세트에서 14-18로 끌려가며 위기에 처했지만, 카리나의 빠르고 높은 공격을 앞세워 듀스를 만들었다. IBK기업은행은 25-25에서 한송이의 밀어치기가 엔드라인을 벗어나는 틈을 타 매치 포인트를 만든 후 박정아의 대각선 퀵오픈이 작렬하면서 27-25로 이겼다.
◇ NH농협 2013~2014 V-리그 22일 전적
▲남자부
삼성화재 3 (25-21 14-25 17-25 25-21 15-13) 2 러시앤캐시
(11승2패) (2승11패)
▲여자부
IBK기업은행 3 (25-22 25-17 27-25) 0 GS칼텍스
(10승2패) (7승5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