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및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5일 이른바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박지만 미행보고서' 등에 대해 모두 허위라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또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49·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경정이 문건 유출과 공무상비밀을 누설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사법처리했다.
특히 검찰은 이 사건을 두고 "이들이 박지만 EG 회장을 이용해 자신들의 역할 또는 입지를 강화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사건을 지휘한 유상범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허위 문건을 유출한 것도 죄가 되는가
"문건이 허위라도 그 내용이 충분히 감찰까지 가능한 내용이라면 그 자체는 기밀성이 있다. 또 비밀성을 판단할 때에는 문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문건을 어디에서 어떤 경위로, 어떤 인물에 대해 작성했는지, 어떻게 관리했는지 등도 고려 대상이 된다. 내용이 진실이든 아니든 대통령 보좌기능으로 생산·보관됐다면 대통령기록물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문건이 허위라는 근거는 휴대전화 분석 결과 뿐인가
"정씨와 청와대 비서관 등 고소인들의 업무용 휴대전화나 개인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통화내역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통화 패턴과 통화상관도 분석을 진행했다. 의심번호도 추적하고 (모임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동시간대 동일지역에서 발신자 번호 내역까지 모두 추출해서 차명폰 가능성까지 모두 추적해봤다. 그 결과 다른 차명 휴대전화로 연락한 정황은 없었다. 이와 함께 관련자 진술과 모임이 열렸다는 식당 예약자 명단 등을 종합해 문건에서 언급된 (십상시 회동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경정은 여전히 문건이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나
"그는 자신이 작성한 문건이 진실이라는 것을 강변하기 위해 그 내용 전체를 제보자인 박동렬 전 대전국세청장에게 들은 것이고, 그것을 그대로 옮겨서 문건화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자 조사 등 수사를 통해 문건의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확인했다"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도 허위로 결론내린 것인가
"이 사건 수사 이외의 부분까지 우리가 말할 순 없다. 세계일보에 보도된 비선실세 의혹 등의 내용들이 허위라고 하는 것이지 그 이외의 것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 조 전 비서관의 권력암투의 산물로 봐야하나
"우리가 판단할 부분이 아닌거 같다. 조 전 비서관은 현재 박 회장 부부 관리 차원에서 6건의 문건을 건넸다고 진술하고 있고, 나머지 11건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그래서 본인 진술로서 어떤 동기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당시 문건의 내용을 보면 2013년 12월부터 이듬해 1우러 사이에 특정하게 정씨를 비방하는 문건이 연속적으로 나오고 내부 비서관을 공격하는 문건도 나온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 갈등설 등을 주장하기도 한 점을 종합하면 박 회장을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 했던 것으로 추단된다"
-정윤회 문건 등은 어떤 방식으로 박 회장에게 건네졌나
"해당 문건은 사무실에서 정식 보고서 원본 형태로 출력됐다. 이 문건이 박 회장의 측근을 통해 박 회장에게 건네졌다"
-박 회장이 청와대 문건을 전달받은 것에는 문제가 없나
"박 회장을 문건 유출의 공범이나 지시자로 볼 수는 없다. 해당 문건들은 박 회장에게 직접 전달된 게 아니라 측근을 통해 전달됐다. 이와 관련해 조 전 비서관과 박 회장이 직접 연락을 주고받지도 않았다. (미행설 관련해서) 박 회장이 박 경정에게 알아봐달라고 한 것은 자신이 대통령 친인척으로서 안좋은 루머가 발생할 수 있으니 루머 차단 차원에서 알아봐달라는 것이었지 부당하게 정보를 습득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이를 사인(私人)이 지시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 대통령 친인척 관련 정보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늘 관리해야할 대상이어서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 특정기관에 요구한 사안과는 다르게 봐야한다"
-박 경정의 문건 유출 배경은
"박 경정은 (청와대 문건을) 가지고 나온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았다. 다만 추론해보면 조 전 비서관이 박 회장 부부에 대해 잘 관리하라는 부탁이 있었다는 진술이나 인터뷰가 있었고, 자신이 정보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그걸 활용하고 싶은 욕구 등 여러가지를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박 경정이 이를 활용했다는 흔적은 드러난게 없다.
-최모·한모 경위는 왜 박 경정의 문건을 유출했나
"한 경위 역시 유출 동기에 대해 특별히 진술하지 않아 (그 동기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다만 (박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있었고 지능범죄수사대장이어서 고급정보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것을 활용하고 싶은 욕구가 있지 않았을까 추단할 뿐이다. 한 경위는 최경위에게 문건을 건네고 대기업 정보담당직원에게 이를 건네 준 혐의가 있다. 사망한 최모 경위는 세계일보 기자에게 문건을 넘긴 혐의 외에 정보경찰로서 상부에 올리는 보고서에 한 경위에게 넘겨받은 보고서를 각색해 정보를 생산했던 게 확인됐다"
-한 경위에 대한 청와대 회유설은
"한 경위에 대한 소환조사를 시도했지만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출석에 불응하고 있다. 그러나 한 경위는 (영장실질심사) 법정에서 판사에게 회유 부분에 대해 부인한 바 있다. 한 경위의 변호사도 그에게서 회유설을 들은 바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따라서 회유설에 대해 별도로 수사할 단서는 없는 상태다"
-문건 유출 사건을 마무리 하면서 세계일보 명예훼손 사건을 종결하지 못한 이유는
"이 부분은 1차적으로 보도된 내용이 진실한지 여부에 대해 먼저 검토한다. 이 부분은 허위로 결론이 내려졌는데 (기자가) 이를 진실로 믿었느냐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상태다. 즉 취재기자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기자가 (해당 내용을) 당사자에게 확인하려고 했는지, 관련 자료를 찾으려고 했는지 등의 조사가 필요하다. 현재 기자를 상대로 한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보완수사가 필요한 만큼 추후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