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검찰과 경찰 등을 사칭해 수억원을 빼돌린 중국 동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조직 관리책 김모(27)씨 등 6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통장 운반책 이모(72)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달 6일 경기 안산시 자신들의 원룸 합숙소에서 김모(31)씨에게 전화해 "검찰인데, 유출된 개인정보를 보호해줄테니 금융거래정보 등 개인정보를 건네달라"고 속여 1000여만원을 빼앗는 등 이날부터 지난 16일까지 25명으로부터 모두 5억5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중국에 있는 총책이 만든 가짜 검찰청 사이트 등에 접속하도록 유도한 뒤 금융거래정보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고, 이 정보를 이용해 돈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여러 계좌에 있는 돈을 한 곳에 모으게 하거나 미리 대출받으라고 한 돈을 빼내는 수법으로 높은 액수의 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실제 사용되는 전화번호 10만~50만개를 100만원에 사들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은 범죄에 이용하는 대포통장과 카드를 퀵 서비스를 통해 직접 전달받는 기존 수법을 쓰지 않았다. 인적이 드문 건물 우편함이나 동네 슈퍼에 택배를 맡기고 운반책을 시켜 찾아오는 방식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노인 택배라고 불리는 이른바 '실버퀵'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전화번호를 토대로 수집한 가입자의 이름과 직업, 나이 등 개인정보를 1건당 1만원씩 받고 되팔기도 했다"며 "중국에 있는 총책으로부터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위챗' 등으로 실시간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한 달 기본급 130~150만원에 수당을 더한 돈을 받았다"며 "전화사기 조직원들은 구인·구직 광고에 '고수익 알바', '단순 택배 심부름' 등 문구로 광고하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오전 관리책 김씨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캐는 한편 피해를 본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