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 경험, 제 이야기로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 그게 제가 음악을 처음 시작한 이유입니다."
한류그룹 '비스트'로 세계를 누비는 용준형(24)은 분주한 매일을 산다. "스스로 나태해지거나 해이해진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안 좋아요. 바빠서 잠도 못 자고 미친 듯이 무언가를 하고 싶습니다."
용준형이 비스트만으로도 바쁜 시간을 쪼개 곡을 썼다. 아이돌 저작권료 랭킹 3위에 오를 정도로 제법 많은 '히트곡'을 써왔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신경을 더 쏟았다. "뭘 하더라도 대충하지 않는" 성격 덕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인 탓도 있다.
용준형이 첫 솔로 앨범 '플라워(Flower)'를 발표했다. 음반 제작의 거의 모든 파트에 참여, 크레디트에 '올 메이드 바이(ALL MADE BY) 용준형'을 명기했다. "이번 앨범이 완벽한 앨범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나름 첫 시작을 잘했다고 생각해요. 솔로 앨범이 저조차 못 봤던 저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미니 1집 형태다. 동명의 타이틀곡 '플라워'를 비롯해 '애니싱(Anything)' '슬로(Slow)' 등 5곡이 실렸다. 비스트에서 래퍼로 활약해왔지만, 이번 음반에서는 노래도 부른다.
"노래를 부르는 것 때문에 특별히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비스트 앨범 작업 때 제가 노래를 부르거든요. 요섭(메인 보컬)이 부르는 부분과 애드리브까지 제가 다 가이드 작업을 해요. 그게 듣기 좋은 소리든 안 좋은 소리든 그런 식으로 해왔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죠."
그러나 부담 여부와 실전은 별개였다. "부담을 가질 걸 그랬나 봐요. 춤추면서 노래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물론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다른 멤버들이 존경스러워졌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멤버들 없이 홀로 선 무대도 넓었다. 평소 긴장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떨었다. "4분이 안 되는 시간을 끌고 나간다는 게 만만치 않더라고요. 멤버들과 같이 설 때와는 느낌이 다르고 마음이 무거웠어요. 그런데 또 그런 무대를 이끌어 간다는 게 뿌듯하고 재밌더라고요. 무대를 거듭할수록 여유로워지는 희열이 있는 거 같아요."
공을 들인 앨범, 생각을 거듭한 무대가 '아이돌'에 대한 편견으로 평가절하되는 시선은 아쉽다. "억울함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분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저희가 음악하면서 극복해 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해요. 말보다는 음악으로 보여드려야죠."
'아이돌'로 통칭되는 수식어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는 무대에 서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어요. 대중들도 그분들을 멋있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잘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제가 아니라 다른 분들이요. 물론 대중의 그런 시선은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죠."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낼 때 희열을 느낀다"는 이유로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 선다. "제가 만드는 음악을 좋아해 주는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겠죠. 저는 그분들에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그게 다에요. '모두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음악할 여유가 없어요. 제 안에 있는 걸 꺼내기도 어렵거든요. 계산적인 음악, 그건 제 것이 아닐 것 같아요."
"연기도 내 안에 있는 걸 꺼내는 일"이라며 지난 8월 막을 내린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몬스타' 출연을 돌이켰다. "연기든 음악이든, 기회가 오면 하고 싶어요. 둘 중에 뭘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저조차도 내년이 기대돼요. 어쨌든 내년은 올해보다 더 바빴으면 좋겠네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