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검찰에 출석한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이례적인 출두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8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 조 전 비서관은 여느 피의자나 참고인들이 조사를 받기 앞서 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취재진을 향해 "자꾸 밀쳐서, 떠밀리고 도망가듯이 보이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조 전 비서관은 수사관의 손도 정중히 뿌리쳤다. 수사관의 손에 이끌려 죄인처럼 검찰청사로 들어가기 보다는 후배들 앞에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조 전 비서관이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홀로 검찰에 출석한 것도 예상 밖이었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시종 담담한 표정으로 여유있게 응수했다.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을 들고왔느냐'고 질문하자 직접 자신의 가방 속을 보여주며 "(날씨가)춥다니깐 목도리, 조끼, 커피믹스를 들고왔다"고 대답했다.
조 전 비서관은 귀갓길에도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떳떳하게 답했다.
그는 '문건의 진위내용과 관련해 상반된 입장인 정윤회씨와 대질신문도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공직에 있으면서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에 국민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회피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냐', '정윤회씨든 누가 됐든 대질 요청이 있으면 응하실 생각이 있느냐'고 재차 묻자 "물론이다"고 확신했다.
조 전 비서관은 사법연수원 18기 출신으로 수원지검 공안부장 등 15년간 검사생활을 마치고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박근혜정부 출범 초 민정수석실 소속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됐다.
조 비서관은 1년여간 공직자 인사검증 등의 업무를 수행해왔지만 올해 4월 청와대 문건이 다량 유출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