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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현대차 기술력의 집합체 제네시스…연비는 ↓

김승리 기자  2013.12.18 08: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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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기술력의 총 집결체'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성능' '프리미엄 세단의 새 기준'

신형 제네시스는 출시 전부터 수많은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현대자동차는 "독일 명차와 경쟁할 것"이라고 자신했고 독일 중서부 자동차 주행시험장 뉘르부르크링, 미국 서부 사막 모하비 등에서 진행된 극한의 주행 테스트에 집중했다.

그 결과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 내부에서는 자부심, 소비자들에게는 기대감을 안겨주며 국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들끓게 한 '핫 아이템(Hot Item)'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7일 신형 제네시스 시승회를 열었다. 시승차는 상시 4륜 구동 전자식 AWD(All Wheel Drive) 시스템 'HTRAC(에이치트랙)'을 장착한 G380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코스는 광주공항부터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F1 서킷)까지 총 100㎞ 구간이다.

운전자 2명이 광주공항-함평 다이너스티 CC까지 길이 45㎞ 코스와 다시 함평 다이너스티CC에서 영암 F1 서킷까지 길이 56㎞ 코스를 교대로 달렸다. 도착 후 서킷 내부 주행도 함께 진행됐다.

차를 몰고 시내로 나가자 은근한 힘이 느껴진다. 엔진 정숙성은 구형 제네시스 모델을 그대로 이었다는 평가다. 차체 중량 1900㎏으로 다소 무겁다 보니 출발 가속은 느긋한 편이다.

하지만 고속도로로 진입하자 묵직한 안정감과 함께 어느 순간 계기판은 140㎞/h 이상을 오르고 있었다. 람다 3.8 V6 GDi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315마력에 최대토크는 40.5kg·m의 성능 덕분이다. 서킷 내부 주행 시 고속 급코너에서도 차체가 밀리지 않는 느낌이다.

아쉬운 부분은 연비다.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8.5km/ℓ에 불과하다. 고속도로 실주행에서 다소 거칠게 몰았을 때는 연비가 6.1km/ℓ까지 떨어졌다. 다만 다이너스티CC에서 F1 서킷까지 제한속도를 아래로 주행한 결과 9.1km/ℓ까지 나오긴 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이 많지 않았다.

차량 내부도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엿보인다. 8인치 내비게이션이 앞좌석 중간에 큼지막하게 붙어있고 운전석 앞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주간 주행이었음에도 눈에 잘 띈다. 프라임 나파 가죽시트 적용한 좌석도 근사하다. 운전자석에서 바라본 사이드미러는 큼지막해 보기가 편하다.

다양한 편의기능도 장착됐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은 차량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전방위 영상을 구현한다. 스마트키를 들고 차량 후면에 서 있으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특히 F1 영암 서킷을 주행하던 도중 속도를 줄이지 못해 서킷 바깥으로 벗어나자 시트벨트가 순간적으로 바짝 조이며 몸을 감싼 점이 신선하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한 차세대 능동형 안전벨트 '액티브 시트벨트(ASB·Active Seat Belt)'다.

스티어링과 운전자석 주변 곳곳에 박힌 조작 버튼은 눈에 거슬린다. 현대차 46년 기술력 집합체라고 소개할 만큼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접목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언뜻 보기에도 20여 개에 달하는 조작 버튼이 귀찮은 존재로 다가온다.

앞좌석 내부 인테리어 중 실제 목재를 사용해서 만들었다는 우드그레인 가니쉬는 시승자들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렸다. '고급스러워 보인다' '무늬가 다소 어색하다' 등이다.

출시 전부터 주목받은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달 19일 사전계약 당일 3500대가 계약됐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8일까지 9500여 대를 넘어 지난 17일까지 1만1300여 대가 팔렸다.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공연대로 안정된 주행성능과 든든한 승차감, 균형을 갖춘 하체가 장점이지만, 연비는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현대차가 경쟁차종으로 지목한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가솔린 차량의 최저 연비가 9.0~10.3㎞/ℓ인 것에 못 미친다.

앞으로 디젤 모델 출시 여부가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형 제네시스의 가격은 ▲3.3 모던 4660만원 ▲3.3 프리미엄 5260만원 ▲3.8 익스클루시브 5510만원 ▲3.8 프레스티지 6130만원 ▲3.8 파이니스트 에디션 6960만원이다.

현대차는 내년 신형 제네시스를 국내에 3만2000대, 해외에 3만대 등 총 6만2000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