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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만 조교 실제 업무는 홍보' 대학 근로자 해고 무효

법원 "기간의 정함 없는 근로자로 인정 돼"

강신철 기자  2014.11.16 15: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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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급(전문계약직 가등급→조교)을 갱신하며 7년 동안 계약을 이어왔던 대학 근로자를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라는 명목의 단순 사유만으로 해고한 행위는 무효라는 법원의 판단이다.

특히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의 경우 직급 변경에 따라 명칭은 조교(2010년 3월1일부터)로 임용됐지만, 사실상 조교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만큼 조교로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조교는 예외)'로 인정된다는 해석이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부장판사 이종채)는 전남대학교 홍보실 전 직원 박모(48)씨가 대학(대한민국) 측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박씨에 대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박씨는 2007년 3월1일 국립대학교인 전남대학교에 홍보담당관으로 입사하면서 전남대학교총장과 근로계약(전문계약직 가등급)을 체결했다.

대학 측은 같은 해 7월1일부터 기간제법이 시행됨에 따라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경우 무기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이 되자 계약직 정원을 감축하되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하면 조교로 임용키로 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대학 측은 지난 2010년 3월1일부터 박씨를 조교로 임용, 1년 단위로 재임용했다.

박씨는 전남대학교 홍보담당관으로 입사한 뒤 홍보·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조교로 임용된 뒤에도 같은 업무만을 수행했다.

대학 측은 올해 3월1일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갑자기 박씨를 해고했다.

박씨는 2년의 기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로서 근무해 왔는데도 대학 측은 단순히 '계약기간의 만료를 원인으로 근로 관계가 종료된다는 취지와 함께 자신을 해고했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이뤄진 것이라는 취지를 들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홍보·기획업무만 담당했으며 학업을 병행하거나 연구 보조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는 만큼 예외적으로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인 기간제법(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제3조 제3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조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기간제법(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했다.

대학 측 변호인은 '박씨는 기간제법(제4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즉 조교로 해석되는 만큼 해고는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경우 홍보담당관으로 홍보·기획 업무만을 담당했으며 학업을 이수하면서 사무를 병행하거나 연구 또는 연구보조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다. 단순히 조교라는 명칭으로 임용됐다는 사정만으로는 기간제법이 정한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조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대학 측이 해고통지를 통해 박씨와의 근로 관계를 적법하게 종료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해고사유 즉 사회 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대학 측은 단순히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라는 이유만으로 박씨를 해고한 것이며 이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