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42)와 아이유(21)의 컬래버레이션이 통했다.
2일 0시 음원사이트에 공개된 서태지의 정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선공개곡으로 아이유가 부른 '소격동'이 9개 주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얼터너티브록, 메탈, 갱스터랩 등 당시 국내에선 대중적이지 않았던 분야의 음악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던 서태지가 이번엔 일렉트로닉 풍의 음악을 선보인다. 일종의 몽환적인 신스팝에 가깝다.
마니악한 장르의 곡에 대중적 가사를 넣는 발상은 서태지답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그리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서태지 특유의 감성이 담겼다.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라는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녹여냈다. 소격동은 군사 독재의 상징인 옛 국군기무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서태지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졌다.
서태지와 아이유의 이번 협업은 다른 버전의 음원을 녹음해 발매하는 방식이다. 서태지가 작사·작곡·편곡을 도맡은 이 곡을 가창자에 따라 다른 버전의 음원으로 발표한다.
음원차트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호불호는 갈리고 있다. 특히 "서태지 음악의 힘이다" "아이유의 인지도에 따른 결과다"로 반응이 나뉘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혼성 3인 밴드 '처치스(CHVRCHES)의 '더 마더 위 셰어(The Mother We Share)'의 사운드를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나온다. 11월30일 서울 광장동 악스홀에서 첫 내한공연하는 처치스는 1980년대 신스팝의 향수를 재현하며 최근 주목받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인 김영혁 김밥레코즈 대표는 "신스팝 장르에서 신시사이저를 처치스처럼 사용하는 경우는 흔한데 최근 국내에 알려진 팀이 처치스 정도이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스팝 장르를 따르고 있지만 전체적인 사운드의 질감은 서태지가 1990년대 들려준 분위기와 유사하다. 홍보사 포츈엔터테인먼트는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 음원은 더욱 새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곡의 뮤직비디오 역시 두 버전으로 제작된다. 완성된 두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이야기가 완성되는 구조다.
아이유 버전의 '소격동' 뮤직비디오는 6일 공개한다. 황수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감수성이 풍부한 뮤직비디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공개된 아이유 버전 '소격동'의 커버 이미지 역시 옛 동네를 찾아 꿈의 다리를 건너는 소녀의 모습을 낭만적으로 그렸다. 10일에는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 음원을 선보인다.
서태지는 '소격동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콰이어트 나이트'의 컴백에 박차를 가한다. 18일 오후 6시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컴백공연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을 열고 같은 달 20일 '콰이어트 나이트'를 발매한다. 앞서 4일에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 녹화를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