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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국외 한국어 전문가 초청 연수'…한국어 전도사 양성소

강신철 기자  2014.09.26 17: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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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순간에 한국어가 꿈이 됐죠."

런던 유학까지 다녀온 촉망받던 발레리나 오와다 도모미 씨(일본)는 불의의 사고로 발레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한국어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로 작용했다. 

유학 시절에 배운 한국어를 다시 공부하면서 즐거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도모미 씨는 한국어 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현재 그녀는 일본 지역 시민 강사 한국어 네트워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한국어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은 배재대학교 한국어교육원(원장 정문권)과 함께 29일부터 25개국에서 한국어 강사·통번역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41명의 국외 한국어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외 한국어 전문가 초청 연수'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도모미 씨처럼 한국어로 새로운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국외 한국어 전문가들에게 한국어 교수법과 한국 문화에 대한 최신 지식을 소개하고 한국어 교원으로서의 전문성을 제고하고자 기획됐다. 

2주 동안 총 120시간으로 진행된다. 기본 교과 수업과 함께 모의 수업, 한국어 교실 참관 활동, 학술 답사 등으로 구성됐다. 

국립국어원은 "이번 연수를 통해 한국어 전문가들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수에는 도모미 씨 외에도 다양한 사연과 경력의 참가자들이 참여해 관심을 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아카시 다스탄 씨는 8년간 한국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한국 동화 두 편을 카자흐어로 번역하는 등 현지에서 한국어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호주에서 온 피오나 페레이라 씨는 한국 교민이 거의 거주하지 않는 세인트 앤드루스 지역의 공립 초등학교에서 1998년부터 현재까지 16년 이상 한국어를 가르쳤다. 한국어, 한국 문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이밖에 키르기스스탄, 스리랑카, 독일, 불가리아, 이탈리아, 과테말라, 칠레 등지에서 한국어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이 참여했다. 

국립국어원은 국가 언어 정책 수립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관장하기 위해 1991년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이다. 개원 초기부터 한국어 교육 지원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초청 연수 외에도 정부 부처간 협력 사업으로 법무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이 운영하는 한국어 교육 현장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연수회를 개최한다. 한국어 교육 분야의 새로운 이론과 교수법을 현장과 접목시키는 역을 맡고 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어 교육과정의 표준화, 한국어 기초 연구 강화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한국어 전문 인력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어 교육 분야 중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