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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 원화 강세로 엎친 데 덮친 격

김승리 기자  2013.12.11 08: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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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철강의 공급 과잉, 장기 경기 침체로 수급이 꼬인 국내 철강산업이 이번엔 원화 강세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동남아 시장에선 이미 엔 약세 기조에 힘입어 일본산 철강이 빠르게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철강사 대부분이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산 철강의 시장공세에 맞서기 위해 적자수출 직전 단계까지 공급가격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최근 동남아 시장에 '한계 원가수준'으로 철강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에서는 엔저 현상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이에 밀리지 않기 위해 한계 원가 수준으로 철강을 공급하고 있다"며 "출혈경쟁이 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 내 생산기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현지에 일본 자동차 공장이 많다는 점을 감안, 가공센터 생산기지를 통해 완성차 업체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철강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내수시장이 장기 침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동남아 수출시장이 그나마 꼬여있는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는 돌파구"라며 "하지만 엔 약세와 원화 강세 기조가 조금 더 진행되면 역마진 수출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개 투자은행(IB)의 원·엔 환율 예측치는 내년 3분기 평균 100엔당 996.0원으로, 내년엔 90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1분기 원·엔 환율이 950.9원으로 세 자릿수대 환율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에도 원화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우리 경제에 충격이 급격히 올 수 있다"며 "그런 충격을 막기 위해 정책 당국이 적정 하한선을 정해놓고 외환시장에 개입해 원화 가치 절상 속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의 올해 1,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 14.8% 감소했다. 3분기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