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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세돌, '삼성화재배' 결승 1국서 탕웨이싱에 석패…11일 2국 속개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3.12.11 08: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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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인 한국 1위 이세돌(30) 9단이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3억원)인 결승3번기 1국에서 중국 11위 탕웨이싱(唐韋星·20) 3단에게 아쉽게 반집 패했다.

이9단은 10일 중국 쑤저우(蘇州) 신라호텔 특별대국실에서 펼쳐진 삼성화재배 결승 1국에서 탕3단에게 304수 만에 백 반집을 졌다.

이9단과 탕 3단은 지난 11월17일 끝난 준결승 3번기에서 각각 중국의 우광야(23·鄔光亞) 6단과 스웨(22·時越) 9단에 각각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이9단은 이보다 앞서 본선 16강에서 중국의 천야오예(24·陳耀燁) 9단, 8강에서 추쥔(31·邱峻) 9단을 물리쳤고, 탕3단은 16강에서 박영훈(28) 9단, 8강에서 김지석(24) 9단을 무너뜨렸다.

따라서 두 사람의 결승전은 개인 대결을 넘어 '세계 바둑 최강국'을 놓고 벌이는 한중 양국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한국은 1988년 세계대회가 창설된 이후 총 121차례 중 68회 우승(여자대회 제외)을 차지했다. 특히 1996년부터 2012년까지 17년간 매년 1회 이상씩 세계대회 우승을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5차례 세계대회(바이링배·LG배·응씨배·춘란배·TV아시아선수권전)의 개인전에서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삼성화재배에서마저 우승에 실패하면 연속 우승의 대기록이 중단될 처지다.

이 때문에 이 9단이 '한국의 올해 첫 세계대회 개인전 우승'이라는 심적 부담을 갖게 돼 오히려 쉽지 않은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이 9단은 9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탕웨이싱과는 첫 대결이라 상대를 잘 모르는데다 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대국에서 이9단은 초반부터 탕3단의 두터운 운석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반 이후 우상변 흑돌을 공격하면서 맹추격, 형세를 반집까지 줄였지만 역전에는 끝내 실패했다.

하지만 첫 판을 내줬다고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국내 바둑계의 중론이다.

이9단은 지난 대회 결승에서 중국의 구리(39·古力) 9단에게 두 번의 반집승 끝에 2-1로 승리해 우승하는 등 삼성화재배 최다우승(총 4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개인통산 세계대회 우승 횟수만 16회에 달한다.

반면 탕 3단은 세계대회 결승 진출이 이번이 처음인데다 우승 기록도 없다.

따라서 중국의 '90후 세대'의 대표주자인 탕3단이 아무리 상승세를 타고 있고, 홈 그라운드의 잇점까지 갖췄다고 해도 큰 경기에 강할 뿐만 아니라 1국에서 탕 3단을 경험한 이9단인 만큼 충분히 역전 우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9단은 이날 자신의 반집 패배가 뜻밖이라는 듯 기보 수순을 한참 동안 다시 살펴보며 이를 악물어 11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될 결승2국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삼성화재배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결승2국은 11일 오후 1시부터 KBS 1TV를 통해 생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