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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19년만에 마무리 GG 수상' 손승락 "정명원 코치님께 전화해야죠"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3.12.10 22: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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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31)이 전문 구원투수로는 19년만에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손승락은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효투표수 323표 중 97표를 획득, 80표를 얻은 배영수(삼성)를 제치고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골든글러브는 구원투수에게 인색했다. 프로야구에서 구원투수가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것은 1993년 KIA 선동열 감독(당시 해태 타이거즈), 1994년 전 두산 정명원 코치(당시 태평양 돌핀스), 1996년 구대성(당시 한화 이글스), 2001년 신윤호(당시 LG) 등 4차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명확하게 따지면 정 코치를 제외한 3명은 120이닝을 훌쩍 넘게 던지며 승수도 많이 쌓은 '전천후 마무리'에 가까웠다.

두 차례나 아시아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끝판대장' 오승환(30·한신 타이거즈)조차도 선발투수들에게 밀려 한 차례도 골든글러브를 품에 넣지 못했다.

시상식 전 손승락은 "솔직히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해 특별한 기대는 없다"며 "잘한 사람 그리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골든글러브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가장 손승락에게 힘을 준 것은 '원조' 마무리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정 코치의 격려전화였다.

손승락은 "오늘 오전 잠결에 전화를 받았는데 정명원 코치님의 전화였다"며 "정 코치님이 '너는 받을 자격이 있다'고 격려해주시더라. 조금은 기대가 생기기도 한다"고 웃었다.

손승락은 배영수를 17표차로 제치고 19년만에 전문 마무리투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득표율은 30%로 프로야구 역대 최소였다.

손승락은 "상을 받을지 몰라서 소감을 준비하지 않았다"며 "똑같은 시상식 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대에 올라가니 울컥했다.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가장 감사한 이로는 동갑인 아내 김유성씨를 꼽았다.

그는 "아내가 아나운서나 언론쪽에서 일하고 싶어 했는데 내조를 하느라고 모든 것을 포기했다"며 "예전에 아내가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나는 힘들다고 했었다. 결국 아내의 말대로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손승락은 "정 코치님의 전화를 받은 덕분에 수상한 것 같다"며 "전화를 드리러 가야겠다"고 시상식장을 떠났다.